척추분리증 방치하면 후회

입력 : 2014.04.21 20:09

얼마 전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날이 좋아서인지 운동을 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 그런데 그중 캐치볼을 하던 학생이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필자를 포함한 몇몇이 걱정스럽게 다가갔더니, 그 학생은 “허리가 좀 찌릿한데, 참을 만하다”며 아랑곳하지 않고 운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필자는 작은 통증을 방치하다가 병을 키워 오는 환자들을 자주 보곤 해 내심 걱정됐다.

실제 환자 중에는 운동하다 생긴 척추분리증을 방치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증상을 키워오는 경우가 있다. 척추분리증은 척추 사이 연결고리가 끊어져 척추 마디가 서로 분리되는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관절 간에 결함이 있는 경우 발생할 수 있지만, 허리의 외상이나 과격한 운동 등 허리 부위에 반복적인 압력과 스트레스가 가해지며 생기는 피로골절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척추분리증은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통증이 없다는 것. 허리를 갑자기 펴거나 오래 걸을 때 통증이 느껴지지만 큰 통증이 아니어서 그냥 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척추분리증은 자연 치유가 어려워 이를 무시하고 지나가면 척추전방전위증 등 다른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바른세상병원의 바른 척추·관절]척추분리증 방치하면 후회

이름도 어려운 척추전방전위증은 위쪽 척추뼈가 아래쪽 척추뼈보다 앞으로 나오면서 변형된 척추질환이다. 한마디로 척추 위·아래가 어긋나면서 생긴다. 당연히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바로 누우면 더욱 심하게 아프다. 척추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거나 척추분리증이 악화되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오래 걸으면 허리 통증이 심해져 엉덩이를 뒤로 빼고 걷는 환자도 있다. 심하면 잘 때 돌아눕다가 깨기도 하고, 신경을 자극해 다리까지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분리증은 물리치료·약물치료·운동치료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다 척추전방전위증까지 이어지면 증상 정도에 따라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경막 외 신경감압술 등의 시술을 해볼 수 있다. 경막 외 신경감압술은 꼬리뼈에 2㎜ 두께의 작은 관을 넣어 척추신경을 둘러싼 경막 바깥 공간을 타고 올라가 염증 부위를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만약 신경이 심하게 눌려 시술이 어렵다면, 척추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척추뼈를 유합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예방보다 좋은 치료법은 없다. 척추분리증과 척추전방전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걷기 등의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걷기 운동을 할 때는 배에 힘을 주고 등을 곧게 편 상태로 체중을 발뒤꿈치에서 엄지발가락 쪽으로 이동시키는 등 자세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또한 발을 땅에 디딜 때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쿠션이 좋은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몸이 느끼는 작은 통증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제때 치료를 받는 것이 더 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통증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척추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현명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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