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관절이 닳고 노화되면서 생기는 퇴행성관절염. 특히 걷거나 서 있을 때 체중의 75~90%가 쏠리는 무릎은 관절염에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꼽힌다. 진료실이 아니더라도 60, 70대 어르신들을 만나보면 대부분이 무릎 불편을 호소한다.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약물과 주사요법으로도 좀처럼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악화되면 결국 인공관절수술이 불가피하다.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염으로 손상된 관절 연골 부분을 절제하고 특수 금속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무릎인공관절수술은 2009년 4만7000여 건에서 2010년에 5만3000여 건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중 60, 70대가 80%를 차지했다. 점점 늘고 있는 무릎인공관절수술에 꼭 기억해 둘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먼저 자신의 상태에 알맞는 선택이 중요하다. 관절의 기능과 수명, 그리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 환자의 연령과 관절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무릎의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 손상되거나 손상된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의 경우 절골술이나 연골재생치료 등의 수술이 가능하기도 하며,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또 무릎관절 일부만 손상된 환자라면 손상 부위만 인공관절로 바꾸는 반치환술을 적용해 최대한 정상 관절을 살려 운동각도와 위치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둘째, 양 쪽 무릎이 모두 손상돼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이를 한 번에 할지, 각각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크다. 이런 경우 양 쪽을 동시에 수술 받는 것이 유리하다. 양 쪽 무릎을 동시에 수술 받으면 각각 받는 것에 비해 입원일 수와 치료비용이 약 9%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신마취도 한 번만 하기 때문에 신체부담도 그만큼 덜하다. 수술 후 통증을 되풀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또 환자 대다수가 노년층이기 때문에 가족들의 간병 부담도 덜 수 있다.
셋째, 환자를 상담하다 보면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데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관절염이 있으면 인공관절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내과 협진을 통해 수술 전후 혈당과 혈압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안전하게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있다.
사실 관절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거동 불편으로 인한 운동 부족과 통증으로 오는 스트레스 등이 만성질환과 관절염을 모두 악화시키고,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당뇨병 환자 중 단백뇨나 신부전 등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라면 수술 전 도플러 초음파 검사와 동맥경화 검사를 받아 하지 혈류 장애에 따른 위험성을 미리 파악해 수술의 안전성과 추후 치료에 대비한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약을 계속 먹으면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염의 고통으로부터 환자들을 해방시켜 줄 뿐만 아니라 노년층의 활동량도 늘려 보다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고령화 시대, 기술 발달로 관리만 잘하면 20~30년 무릎관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