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발 ‘무지외반증’, 신발이 문제야

입력 : 2014.06.30 19:55
  • 글자크기 설정

얼마 전 선물을 사러 화장품 매장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화장품의 종류가 수없이 많았기 때문이다. 점원에게 요새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뭐냐고 물어보니, 여름이 되면서 풋케어(foot care) 제품이 인기라고 했다. 살펴보니 발과 관련된 제품만 해도 수십 가지였다. 하지만 정형외과 의사로서 정작 요즘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풋케어는 ‘신발을 제대로 신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인이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예쁜 발은 찾기는 힘들다. 하루 종일 답답하고 불편한 신발 속에 지내면서 갖가지 변형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이라면 높고 얇은 굽에 의지해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을 걸어 다니는 동안 발은 체중의 80% 하중을 받아 1㎞를 걸을 때 무려 16톤에 이르는 부담을 받는다. 그야말로 고역이 따로 없다.

[바른세상병원의 바른 척추·관절]못난이 발 ‘무지외반증’, 신발이 문제야

신발은 발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미국 텍사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여승무원은 운동화를 신기 때문에 발질환 치료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같은 지역의 아메리칸 항공사 여승무원은 하이힐을 신기 때문에 상당수가 족부 질환에 시달린다는 통계도 있다.

이렇듯 여성들이 늘씬한 각선미를 뽐내기 위해 아프고 불편해도 신는, 코가 좁고 높은 하이힐은 ‘무지외반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고, 엄지발가락 관절은 안쪽으로 돌출되는 족부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이 많이 진행된 환자의 경우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의 위나 아래로 엇갈리는 심각한 기형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 굽이 낮은 신발을 신으면 어떨까? 여름철이 문제다. 여름철 많이 신는 슬리퍼와 샌들은, 발을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잡아주지 못해 발 변형과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치료를 미루면 발가락 변형과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 더 심해진다면 걸음걸이에 문제를 일으켜 무릎·엉덩이·허리 통증도 생기며 발가락 관절이 붓거나 골극이 생기기도 하고, 발가락 뼈를 둘러싸고 있는 골막에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돼 빨갛게 변하고 저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방치하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이라면 발의 변형으로 인한 탈구 여부, 안쪽 돌출 정도, 관절운동 범위 등을 진찰하고 변형된 각을 측정해 알맞은 치료법을 적용한다. 질환 초기에는 발가락을 휘어지지 않게 하는 보조기나 발가락 모형을 떠 교정하는 특수 깔창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엄지발가락이 25도 이상 휘어진 심한 경우는 수술을 해야 한다. 돌출된 부위의 뼈를 깎고 기형적으로 휘어진 부분의 뼈를 잘라서 각을 교정하며 짧아진 근육 및 연부조직을 늘려주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엄지발가락 뼈와 인대를 일자로 잡아주는 절골술이 재발률을 크게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예쁘고 좋은 신발을 신기 위해서는 발 건강이 최우선이며, 다양한 발 관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발 바닥에 깔창을 깔아 쿠션감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틈나는 대로 발가락 스트레칭과 족욕을 통해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된다. 또한 굽 높은 신발을 꼭 신어야 한다면 낮은 신발과 높은 신발을 번갈아 신는 것이 현명하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실시간 뉴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