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우승 비결, 심리와 체력 그리고 선착순 뺑뺑이

입력 : 2014.07.27 18:24

대한항공이 2014 안산·우리카드 KOVO 컵대회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2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3-0 완승을 따냈다. 신영수는 61.29%의 높은 성공률을 바탕으로 양팀 최다인 25득점을 올렸고, 대회 MVP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3~2014 프로배구 정규시즌에서 턱걸이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지만 주포 신영수가 허리 부상을 당하면서 현대캐피탈에 완패했다. 그리고 절치부심. 컵대회 정상을 2011년 이후 3년만에 되찾은 데는 3가지 ‘비결’이 있었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2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컵대회 결승에서 우리카드를 3-0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뒤 김종민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안산 | 연합뉴스

대한항공 선수들이 2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컵대회 결승에서 우리카드를 3-0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뒤 김종민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안산 | 연합뉴스

잦은 범실을 줄이기 위해 ‘심리 치료’를 했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 세트에 14개의 범실이 나온 적도 있었다”고 했다.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졌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월요일 마다 심리 치료를 했다. 신영수는 “심리치료라고 하면 어두운 분위기를 떠올리는데, 굉장히 밝은 분위기에서 한다. 개인적으로도 하지만 다 같이 모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척 유쾌하고 재미있다”고 했다. 대한항공이 결승전 3세트 동안 저지른 범실은 여전히 17개로 적지 않지만, 계속 나아지고 있는 중이다.

체력 훈련도 힘이 됐다. 김 감독은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체력’을 열쇠로 삼아 선수들을 설득했다. 1시간30분 가량의 웨이트와 40분간의 ‘지옥 인터벌 훈련’이 이어졌다. 신영수는 “하루 쯤은 강도를 낮춰주실 것도 같은데, 할 때마다 ‘극한’을 느꼈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체력 훈련의 결과, 땀의 결과를 이번 우승을 통해 선수들이 느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영수는 “이미 훈련 시작하기 전에 감독님이 설명을 다 해주셨다. 우리도 ‘한 번 따라가보자’고 얘기했다. 덕분에 결과가 좋은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엿다.

3번째 비결은, 조금 ‘구식’이기는 하지만 ‘선착순 기합’이다. 대한항공은 컵 대회를 앞두고 다른 팀들과 치른 경기에서 번번이 패했다. 김 감독은 “한국전력에게는 0-5로 졌고, 우리카드랑도 2번 해서 세트 스코어 1-7이 나왔다. 대학팀한테도 졌다”고 말했다. 체력훈련 중이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진 것도 이유였다. ‘그때 선수들을 어떻게 다독였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웃으며 “기합을 줬다”고 답했다.

경기에 질 때마다 숙소 근처 신갈 저수지를 돌아오는 ‘선착순’ 기합이 이어졌다. 빨리 들어오는 선수 몇몇을 빼면 또다시 뛰어 돌아와야 했다. 신영수는 “체력훈련도 힘들었지만 선착순 때는 경기에 지고 나서니까, 화도 나고 한 상태여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심리가 범실 축소를, 체력훈련이 경기력을 높였다면 선착순은 ‘패배의 고통’을 더욱 새길 수 있도록 했다. 신영수는 “훈련할 때 ‘시즌이 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훈련 다 소화했다. 훈련 힘들지만, 패배만큼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3가지 비결 속에 대한항공이 컵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종민 감독은 “대회가 여기서 끝인 게 아쉽다. 대회 더 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경기를 치를수록 팀이 더 좋아지고 있다. 더욱 끈끈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남은 시즌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더욱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GS칼텍스를 3-1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건설 황연주는 컵대회 MVP를 따내 역대 2번째 MVP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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