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기 쉬운 여름. 하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뜨거운 여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스포츠를 즐기는 법. 필자가 다니는 병원에 스포츠 동호회원들도 연일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축구장과 야구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이처럼 축구·야구 등 스포츠 동호회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절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중 통증과 함께 무릎이 잘 펴지지 않거나 잘 구부러지지 않는 증상이 있을 경우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나 ‘박리성 골연골염’ 등을 의심해야 한다.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를 잇는 반월상 연골판은 유일하게 무릎에만 있는 조직으로, 충격을 흡수할 뿐 아니라 연골의 접촉면을 넓혀 관절을 잘 움직이게 해준다. 하지만 스포츠 외상이나 사고 등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되면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지게 된다. 이때 찢어진 연골판 조각이 관절 사이에 껴서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통증과 함께 무릎이 굽혀지지도 펴지지도 않는 잠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초기 증상은 무릎의 힘이 빠지는 느낌과 함께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날 때나 몸의 방향을 갑자기 돌릴 때 가벼운 통증이 느껴지는 정도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심한 통증이 생기고 걷기조차 힘들어지며, 무릎 안에서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무릎이 제대로 펴지지 않는 단계로 이어진다. 게다가 한번 찢어진 연골판은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반월상 연골은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내시경을 통한 봉합술이나 절제술, 연골판 이식술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이 50% 이상 광범위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봉합하는 치료만으로 관절 기능을 되살리기 힘들기 때문에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한다. 연골판 이식술은 손상된 연골판 대신 타인의 연골판을 이식하는 수술 방식이다. 자신의 연골과 같은 연골판을 이식하므로 거부 반응이 거의 없고, 이식 후에도 자연스럽게 무릎 조직에 붙는다.
이름이 다소 생소한 ‘박리성 골연골염’도 무릎 잠김 현상이 나타나는 대표적 무릎 질환이다. 이 질환은 연골 아래 뼈가 부분적으로 괴사해 연골이 떨어져 나가는 것으로 무릎에 지속적 외상이 가해져 연골을 지탱하는 뼈(연골하골)에 미세한 골절들이 축적돼 생긴다. 박리성 골연골염이 생기면 ‘사각사각’ 소리가 나고 무릎 안에서 뭔가 떠돌아다니는 느낌이 들며 무릎을 구부리거나 펴기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떨어져 나간 연골 조각이 정상적인 연골까지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통증과 함께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전문의의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손상 부위가 작은 경우에는 미세천공술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연골결손 부위가 넓은 경우에는 더 많은 연골세포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상 연골조직을 소량 떼어내 체외에서 배양한 뒤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 세포배양 이식술’을 한다. 이식 후 6~12주 후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정도로 회복력이 빠르다.
젊은층의 경우 무릎 통증이 느껴져도 참으며 버티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연골판 파열과 박리성 골연골염은 방치하면 손상 범위가 넓어져 결국 조기 퇴행성 관절염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