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에서 디펜딩 챔프 제이슨 더프너가 타이틀 방어를 포기했다. 늦은 나이에 골프에 입문해 ‘집념의 사나이’로 불린 더프너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목 디스크’였다. 더프너는 지난 4월 마스터스부터 목디스크로 머리와 어깨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대회 전 주사까지 맞아가며 투혼을 불태웠지만 결국 목디스크로 인한 피로감과 어깨결림, 팔의 감각이 사라지는 증상까지 겹쳐 대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집념의 선수도 포기하게 만든 목디스크는 정확히 말하면 ‘경추수핵탈출증’이라고 한다.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 사이로 내부 수핵이 빠져 나와 신경근이나 척수를 누르는 질환이다. 목뼈 사이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돌출되면 목이나 팔로 가는 신경을 압박해 염증과 통증이 생긴다.
7개의 경추(목뼈)로 이루어진 목은 목뼈에 가해지는 압력과 충격을 분배하기 위해 옆에서 보았을 때 C자를 그리고 있다. 특히 7개 중에서 5·6·7번 뼈는 움직임이 가장 많고 머리의 무게를 효율적으로 분산시킨다. 하지만 목을 길게 빼며 숙이고 집중하는 자세는 목의 커브가 없어지면서 정상적인 움직임의 균형이 깨져 5·6·7번 경추에 부담을 준다.
특히 컴퓨터 사용이 많은 직업군이라면 목디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온종일 모니터를 보며 목을 쭉 빼고 있는 자세는 목의 균형이 쉽게 깨지게 만든다. 또 목 주변의 신경이 서서히 눌려 뻐근함과 통증이 나타난다.
목디스크는 초기나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자세 교정과 약물·운동·물리 치료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6주간 치료한 후에도 증상이 개선이 되지 않으면 수술을 생각해봐야 한다.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디스크 제거 수술은 피부를 최소로 절개해 수술 현미경을 통해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신경을 누르는 병적 디스크를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수술 부위를 눈으로 보면서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며, 주변 조직에 대한 손상이 적고 목 부위를 2㎝ 정도만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또 안정기간도 짧고 이물질 삽입이 없으므로 기구 삽입에 따른 이물반응이나 기구로 인한 합병증이 없어 고령의 환자들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2주간 안정만 취하면 재활치료도 따로 필요 없다.
목은 비교적 크기가 작고 근육과 인대가 약하기 때문에 미약한 힘만 가해져도 디스크가 터지거나 빠져나올 수 있어 평소 세심한 관리와 예방이 필요하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세다. 특히 앉아 있을 때 턱을 항상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듯 반듯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PC를 사용할 때는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10~15도 정도 아래를 내려다보게 설치하는 것이 도움된다. 운전할 때도 등받이를 10도 정도 젖혀 허리와 목이 바로 세워지도록 해 고개를 내미는 행동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하루에 30분 정도 산책을 해볼 것을 권한다.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은 척추를 바르게 해 목 건강에도 도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