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자주 등산을 즐기는 회사원 ㄱ씨(여·38)는 지난달 여름휴가로 설악산 트레킹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기분 좋게 정상까지 오르고 하산하던 순간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지만 통증도 별로 없고 딱히 불편함도 못 느껴 파스와 찜질을 하고 다른 치료는 받지 않았다. 하지만 휴가에서 돌아와 일상 생활에 복귀하고 나서 넘어진 부위에 통증이 느껴졌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며칠 동안 참아봤지만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심해졌다. 결국 사무실에 앉아 있기도 힘들어져 병원을 찾았다. ㄱ씨를 진찰해 보니 척추미세골절이 심해져 염증이 발생해 있었다.
이처럼 작은 부상으로 입은 미세골절은 처음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방치하기 쉽다. ‘미세골절’은 낙상이나 외부 충격을 받은 부위의 뼈에 가늘게 실금이 간 상태를 말한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며칠 지속되다가 없어지기도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골절 부위에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나고 큰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부상 부위의 은근한 불편함이 지속되고 파스나 뿌리는 소염진통제, 찜질로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미세골절을 체크해 봐야 한다.
ㄱ씨의 경우는 낙상을 하면서 척추에 미세골절이 발생했다. 척추 미세골절은 외부 충격 때문에 척추가 주저앉은 척추압박골절의 한 형태다. X선 촬영에서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다. 하지만 가벼운 골절이고 참을 만한 통증이라 여겨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골절된 부위의 척추가 점점 내려앉으면서 척추가 굽어지는 척추후만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미세한 골절이 있는 상태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
척추미세골절은 골절 정도가 가볍기 때문에 초기에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방치해 척추의 불안정성이 심해지고 신경 압박으로 인한 마비가 동반되거나 척추압박골절로 발전했다면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일단 척추압박골절로 질환이 발전하면 통증과 함께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하고, 뼈 골절로 인해 몸이 점점 앞으로 굽고, 이로 인해 관절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풍선척추성형술’이 효과적이다. 이 치료법은 내려앉거나 일그러져 좁아진 척추뼈 사이에 주사침을 이용해 작은 풍선을 집어넣어 내려앉은 뼈를 다시 올려주고 골 시멘트를 주입해서 고정하는 방법이다. 풍선 확장을 통해 뼈 사이에 공간을 만들고, 척추 뼈를 다시 펴지게 하는 원리다. 작은 주사침을 이용해 시술하기 때문에 국소마취를 하는 등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다. 만약 골절 형태가 불안정하거나 신경이상 증상이 동반된 환자라면 척추 마디를 고정하는 척추고정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어긋난 척추뼈를 바로잡아 척추의 안정도를 높여줄 수 있다.
척추미세골절은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치료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져 환자 입장에서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만약 누워 있거나 서 있을 때는 괜찮지만 누웠다 일어나는 과정, 자세를 바꿀 때 특히 통증이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것처럼 번거롭고 미련한 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