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씨(38)는 요새 기지개 켜기가 겁난다. 어깨통증 때문이다. 몇 달 전부터 시작된 어깨 통증은 점점 심해져 일상생활도 불편한 부분이 많다. 물건을 들거나 운동을 할 때, 운전을 조금 오래 하면 여지없이 어깨가 쑤셔온다. 결국 잘 때까지 욱신욱신한 어깨 통증을 참다 못해 병원을 찾은 김씨는 어깨 충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최근 필자가 진료한 환자의 얘기다. 다소 생소한 어깨 충돌증후군은 명칭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어깨를 움직일 때 충돌이 일어나 통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어깨에 지속적으로 과도한 힘이 가해지거나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 이상으로 무리한 동작을 했을 때 나타난다. 처음에는 가벼운 손상과 염증으로 시작된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어깨 주변이 닳아 가는 퇴행성 질환으로 4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 야구·수영·골프와 익스트림 스포츠 등 여가활동을 즐기는 젊은 사람이 많아지면서 운동으로 인해 어깨가 탈이 나는 젊은층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일단 충돌증후군은 어깨의 불룩한 부분인 견봉과 어깨 힘줄 사이가 좁아지면서 뼈와 근육이 부딪쳐 염증이 발생한다. 환자들 중에는 나이가 들면서 오는 오십견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실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이나 움직임 제한 등 어깨질환들의 증상이 저마다 비슷해 판별하기 쉽지 않다. 팔을 쭉 편 상태에서 팔을 들어올리는 동작과 어깨 높이에서 엄지손가락이 땅을 가리키도록 팔을 안쪽으로 회전시키는 동작을 할 때 어깨가 아프다면 어깨 충돌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환자들은 주로 머리 위쪽에서 팔을 움직일 때 통증과 근력 약화를 호소한다. 팔을 들 때 어깨 속에서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처음에는 움직일 때만 통증이 있다가 점차적으로 통증의 주기가 짧아지면서 가만히 있어도 하루 종일 통증이 지속된다. 낮보다는 밤에 아픈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에는 아파서 잠을 깨는 경우도 있다.
우선은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를 피하고, 통증이 완화되는지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호전이 안 된다면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검사는 국소마취 후 어깨 통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지 상황을 지켜보며 진단할 수 있다.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극상건이 좁아지거나 파열된 경우는 관절경 검사로 정확한 진단과 수술 치료를 할 수 있다.
초기로 약간의 염증만 보인다면 꾸준한 운동재활치료로 충분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간혹 회전근개 손상이 동반된 경우나 만성인 환자는 수술적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대부분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협소한 견봉과 힘줄 사이 공간을 넓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관절 내시경 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은 염증 부위를 제거하고 견봉 아래쪽의 거칠어진 부위를 매끄럽게 다듬어주는 과정을 거친다.
어깨는 치료와 수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재활운동을 통해 치료가 확실히 마무리돼야 재발과 후유증 걱정 없이 건강한 어깨를 유지할 수 있다. 재활 훈련은 통해 통증을 줄이고, 어깨 운동범위를 점차 늘려주는 것. 환자의 상태마다 다르지만 최소 6개월 정도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