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병인데 다리까지 아픈 이유는?

입력 : 2015.02.09 21:15

직장인 박동하씨(42)는 지난 몇 년 동안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왔다. 처음에는 혈액 순환이 안 되서인 줄 알고 밤마다 베개를 다리 아래에 놓고 자고, 족욕과 반신욕을 자주했다. 하지만 통증은 잦아들지 않았고, 오히려 요즘 들어 낮에 사무실에서 일하다가도, 걸어 다니면서도 다리 저림이 심하게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 박씨를 진단한 결과 허리의 문제였다.

환자들은 문제가 허리에 생겼는데, 다리나 엉덩이 등 다른 부위가 아프고 저려 의아해한다. 하지만 의외로 허리 아픈 환자 중 박씨처럼 다리 저림이나 엉덩이 저림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다리나 엉덩이로 가는 신경이 허리를 지나가기 때문이다. 몸 안쪽 조직에 병이 생기면 그 주변을 지나가는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한곳에 머물지 않고 퍼져나가며 이러한 상황이 생긴다.

따라서 허리를 다치거나 별다른 통증이 없더라도 다리 저림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먼저 허리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요통이 주로 나타날 수 있고, 다리의 통증이 주 증상인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개의 허리디스크는 요통보다 다리의 통증이 더 심한 것이 특징이다. 다리의 통증은 허리나 엉치에서 시작해 허벅지와 장딴지의 뒤쪽, 바깥쪽을 따라서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의 양상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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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는 대개 후방 또는 후외방으로 돌출되는데 이 경우 바로 곁에 있는 척추신경을 누르게 된다. 척추신경은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다. 돌출된 디스크가 척추신경을 누르면 마치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그 신경이 연결된 엉덩이나 다리가 저리고, 심지어 발바닥까지 아프다는 환자도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체중 부하가 가장 많고 운동 범위가 많은 4번과 5번 요추 사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그 다음으로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로, 이들 두 곳이 전체 허리디스크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4번과 5번 사이의 신경이 눌리면 엉덩이에서 다리 바깥쪽을 타고 내려가면서 엄지발가락까지 아플 수 있다. 5번 요추와 1번 천추 디스크 탈출로 인해 1번 천추 신경이 압박될 때는 엉덩이에서 발꿈치까지 찌릿찌릿하게 저리고 땅기며 발바닥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디스크가 의심될 때 가장 손쉽게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하지직거상 검사법이 있다.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굽히지 않고 다리를 뻗어 들어올리면 좌골신경이 땅겨져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정상인의 경우 70~80도 정도에서는 통증을 느끼지만 디스크 환자의 경우 거상각도가 이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하지직거상 검사만으로는 디스크 여부를 확진하기 어렵기에 보다 정밀한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검사 후 초기 디스크인 경우는 안정을 취하며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근육이완제를 활용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레이저나 고주파 시술 등 비수술 치료를 적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반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할 환자도 있다. 통증이 심해 일상 생활이 안 될 정도이며, 마비증상이 있는 환자는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수술이란 단어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내시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하면 최소절개로 문제가 생긴 부분만 콕 집어 치료할 수 있다. 절개 부위가 작고 수술 시간과 회복 기간도 짧아 일상 복귀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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