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3.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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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다 공기 한번 슬쩍 씌워 줘야 ‘아삭아삭’

어머니 손을 잡고 새벽에 절에 갔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절이 뭐하는 곳인지는 몰라도 강하게 느껴진 향내가 마음을 정결하게 해주었다. 어머니는 정성을 다해서 기도하셨다. 그때 스님이 차려준 상에 평소 집에서 전혀 먹어 보지 못하던 음식이 하나 있었다. 아카시아 꽃을 튀긴 음식이다. 꽃을 튀겨 먹다니 신기했다. 맛도 있었다.

오늘은 가락시장에 갔다가 목판장사 아주머니가 파는 방풍나물을 보고 튀김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사는 김에 취나물도 조금 사고 봄에 나오는 더덕과 수삼 몇 뿌리를 사서 튀김 요리를 만들었다.

[미스터M의 사랑받는 요리]야채튀김

방풍나물은 한 장 한 장 뜯지 말고 부피감이 있게 줄기에 잎파리가 몇 장 붙어 있는 그대로 씻어서 사용한다. 더덕과 수삼은 껍질을 벗긴 뒤 길이로 길쭉길쭉 하게 잘라서 준비한다. 깊이가 조금 있는 큰 그릇에 계란 노른자 하나와 물 한 컵을 넣어 젓가락으로 잘 풀어 준 뒤 그 위에 튀김가루 한 컵을 체에 넣어 흔들면서 걸러서 뿌려준다. 이때 젓가락으로 계속 젓지 말고 물 위에 떠 있는 튀김가루가 물에 슬쩍 스며들게 두 번 정도만 저어 준 뒤 얼음 3개를 넣어 튀김물을 만든다.

튀김냄비에 포도씨 기름을 붓고 끓이다 표면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튀김가루를 묻힌 더덕을 튀김물에 담갔다 기름에 튀긴다. 오래 튀기면 질겨진다. 재빨리 어느 정도 익힌 뒤에는 기다란 튀김 젓가락으로 더덕을 옆으로 밀어올려 공기를 슬쩍 한번 씌워 준 뒤 다시 넣고 조금 뒤에 건져내면 아삭해진다. 방풍나물과 취나물, 수삼은 찹쌀가루를 묻혀 털어낸 뒤 튀김물에 살짝 묻혀서 재빨리 같은 방법으로 튀겨낸다.

튀김기름의 적정 온도는 튀김옷을 먼저 기름에 떨어뜨려 밑바닥까지 가라앉았다가 떠오르면 140~150℃, 중간쯤 가라앉았다가 떠오르면 170~180℃, 기름 위에서 흩어지면 200℃ 정도인데, 육안으로 기름표면에서 연기가 일기 시작할 때가 튀김온도의 적정온도인 180℃다. 아삭한 맛을 내는 튀김의 비결은 얼음을 넣어서 차가워진 튀김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또 하나 오래 튀기면 식자재가 질겨져서 재빨리 튀겨야 한다.

튀김기름은 좀 비싸도 가족건강을 생각해 포도씨 기름이 좋다. 기름 자체에 향이 전혀 없어서 식자재 자체의 향을 살리고 비등점이 높아서 튀김에 적합하다. 한 번 사용한 기름은 뜨거울 때 대파 3~4 줄기를 넣고 불을 끄면 기름 안에 있는 잡내를 제거해 줘 나중에 체에 밭쳐서 다시 한 번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콜레스트롤이 제로여서 비만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가볍고 아삭한 방풍나물 튀김이 입에서 씹히면서 느껴지는 식감과 그 향기가 행복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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