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게 부친 달래·쑥 전 ‘봄의 맛’이 바사삭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나오는 봄 나물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들을 담뿍 담고 있다. 특히 산에서 캐낸 자연의 봄 나물은 질리지 않는 여러가지 조리법으로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봄 나물은 주로 데쳐서 양념해 먹지만 세발나물 같은 경우는 선도가 좋으면 깨끗이 씻어 물기를 완전히 뺀 뒤에 가위로 두세 번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버진 올리브 오일 몇 방울 떨어뜨려 버무려서 생으로 먹어도 된다. 신선한 맛과 향기가 일품이다. 바닷가 간척지에서 나오는 이 세발나물은 아주 약하게 짭짜름한 소금 밑간이 있어서 따로 소금을 칠 필요가 없다.
전에 소개했던 방풍나물은 낱장 이파리보다 가는 줄기에 몇 장씩 붙어 있는 몸통 그 자체에 엷은 튀김옷을 입혀 튀기면 모양도 멋있고 맛과 향기도 좋다.
오늘은 봄 나물로 부침개를 만들어 본다. 모든 조리법이 그렇지만 요리의 핵심 기법을 간파하면 같은 조리법이라도 식재료를 바꿔 가며 그 성질을 잘 살려서 먹는 융통성이 중요하다.
나는 특별히 달래와 쑥을 좋아하는데 쑥국이나 달래 무침보다 부침개를 만들어 먹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얇고 바삭하게 부치면 먹어도 먹어도 끝없이 들어간다.
만드는 비법은 간단하다. 부침가루 1컵, 계란 1개, 소금 약간, 찬물 1/3컵을 잘 섞어 부침가루 물을 만들어 둔다. 깨끗하게 씻은 나물을 체에 밭쳐 물기를 잘 뺀 후 도마 위에 놓고 나물별로 1㎝ 길이로 썰어서 깊이가 조금 있는 큰 사기그릇이나 플라스틱 볼에 자른 나물을 각각 넣고 위에서 만든 부침가루 물을 넣고 골고루 잘 섞는다. 센불로 달군 프라이팬에 포도씨기름을 2큰술 정도 넉넉하게 두르고 부침가루 물에 잘 섞은 나물을 넣으면 ‘치지직’ 소리가 난다. 이때 재빨리 불을 중약불로 줄여 나물을 가능한 한 얇게 펴서 납작하고 아삭하게 굽는다.
전은 양념장도 중요하다. 주로 복분자 간장과 사과 식초를 1:2의 비율로 만들어서 찍어 먹는다. 특별한 양념장을 만들고 싶을 때에는 간장, 식초, 설탕 조금, 참기름과 다진 달래와 청양고추를 넣고 만들면 된다.
나는 담백하고 아삭한 부침개를 좋아하는데, 조금 고급스럽게 만들고 싶으면 마트에서 갑오징어 한 마리를 아주 작게 깍뚝 썰기를 하거나 신선한 수입 새우살을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는다. 그러면 향긋한 나물과 해산물의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때에 따라서는 불고깃감 소고기 200g 정도에 엷은 간장 밑간을 하여 1㎝ 크기로 작게 썰어서 뜨거운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반 큰술 정도 두르고 재빨리 살짝 구워 위에서 만든 나물과 섞어서 부치면 전혀 다른 고급스러운 봄나물 고기전이 된다. 적은 돈으로도 조금만 성의를 다하면 잠깐 동안 행복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