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방북’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93·사진)가 5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희호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김포공항에서 18명의 수행원들과 함께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타고 3박4일 일정으로 방북길에 올랐다. 이희호 여사는 8일 돌아올 예정이다.
앞서 방북단 수행단장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출국 전 김포공항 국제선 귀빈 주차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희호 여사께서는 우리 민족이 분단 70년의 아픔과 상처 치유하고, 6·15 정신으로 화해 협력하면서 사랑하고 평화롭게 서로 왕래하며 사는 민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양을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5일 전세기를 이용해 서해 직항로로 북한을 방문했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울 김포공항에 온 이희호 여사가 탑승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또 “이번 이 여사의 평양 방문의 길이 여사님만이 아니고, 앞으로 계속해서 대화와 왕래와 교류협력의 길이 되고,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평양 방문 기간 중 이 여사의 숙소인 백화원과 묘향산 호텔에 통일부와 연락할 수 있는 직통 전화와 팩스가 설치됐다며 정기적으로 소식을 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2011년 12월 26∼2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작년 말부터 추진된 이 여사의 방북은 지난 3일 북측이 김대중평화센터 측으로 초청장을 보내면서 확정됐다. 초청장에는 이 여사를 포함한 방북단 19명을 초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방북단에는 수행단장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등이 포함됐다. 이 여사는 방북 기간 평양산원, 애육원, 아동병원, 묘향산 등을 방문한다.
당시 이희호 여사는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조의를 표했다. 이번 방북 때 이 여사와 김 제1비서의 별도 면담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면담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