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토박이가 알려주는 진짜 제주

입력 : 2016.07.25 14:11 수정 : 2016.07.2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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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애·김성신의 북톡카톡]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토박이가 알려주는 진짜 제주

intro

‘북톡카톡 시즌2’의 여주인공 홍선애. 그녀는 빼어난 외모와 뛰어난 진행능력을 보유한 아나운서다. 현재 김성신 출판평론가와 함께 TBS방송국의 서평 프로그램인 <TV책방 북소리>의 진행을 맡고 있다. 카메라 앵글 밖에서의 그녀는 어처구니없을 만큼의 고지식함과 독서에 관한 한 가장 순수한 열정을 가진, 조금은 엉뚱한 청춘이기도 하다. 책읽기와 사유가 연애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홍선애. 이제 그녀가 책의 바다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꽃중년을 자처하는 어이없는 책동네아저씨 김성신은 그녀의 독서 나침반이다. 두 사람의 즐거운 책 수다, 북톡카톡 예순한 번째 이야기는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 :토박이가 알려주는 진짜 제주>(김형훈 지음/나무발전소 출간)다.

[홍선애·김성신의 북톡카톡]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토박이가 알려주는 진짜 제주

선애:선생님 지금 제주 공기는 어떠세요?

성신:모처럼 서울을 벗어나서 제주에 오니 살 맛 난다네.

선애:정말 부러워요ㅠㅠ

성신:사실 여행은 맞지만 휴가는 아니야.

선애:앗! 그럼?

성신:‘제주 작가와 함께 떠나는 제주문화투어’라는 독특한 여행상품이 새로 만들어졌는데, 책을 기반으로 한 여행상품이라, 본격적인 시판에 앞서 조언을 위해 초대받은 여정.

선애:아하! 그런데 대체 어떤 책인데, 그것으로 여행 상품을 만들죠?

성신:<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라는 책을 기반으로 제주의 진짜 역사와 진짜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는 독특한 문화여행상품이야.

선애:하하 그 책 알죠! 저는 제목부터 마음에 팍 들었던 책이에요.

성신:오호 그래? 어떤 면에서?

선애:도대체 ‘그런 곳’은 어떤 곳이며, 그런 곳이 아니라면, 대체 ‘어떤 곳’이라는 건지…, 마구 궁금해지는 그런 제목이죠.

성신:그래 맞아! 그리고 내가 지금 바로 여기 제주에 와서 그 책의 내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있는 것이지.

선애:가보시니 어때요? 정말 그런 곳이 아니던가요?^^

성신:정말 그런 곳이 아니더군. 오늘은 제주 4·3항쟁의 현장을 찾아갔는데, 당시 가족을 잃은 노인들의 증언도 듣고, 당시 학살의 현장까지 직접 방문해 보니…

선애:아이고

성신:책에서만 접하던 4·3의 실상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고 할까? 정말 가슴이 무너지더군.

선애:하… 저는 어릴 때 현기영 선생의 <순이 삼촌>이란 작품을 통해 4·3을 알게 되었는데, 이후 김형훈 기자의 책으로 현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죠.

[홍선애·김성신의 북톡카톡]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토박이가 알려주는 진짜 제주

성신:아무튼 이번 제주 여정은 내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다시 성찰하게 만드는군.

선애:저도 딱 그런 여행이 하고 싶어요. 그저 놀고, 먹고, 떠들고…, 그런 여행보단 말이죠. 휴가를 그렇게만 보내기엔 너무 아깝잖아요.

성신:제주 토박이 분들이 뜻을 가지고 직접 기획해서 만든 여행 프로그램(㈜뭉치 김영훈)이니까. 선애도 이 프로그램로 꼭 와봐! 렌터카 빌려 새로 지은 건물 구경이나 ‘휙휙’ 하고 지나가는 제주 여행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여행이니까 말이야. 게다가 여기 제주토박이 분들만 알고 다니는 순도 100% 로컬음식점들을 가본 것도 정말 좋았어.

선애:알겠어요! 제주를 너무 좋아하지만 사실 잘 모르니까요. 그래서 인터넷 블로그에 등장하는 맛집 돌아다니기에 급급했는데, 토박이가 기획한 상품이면 오! 좋아요!^^

성신:나도 그동안 종종 와본 제주지만, 이번 여행은 정말 특별해! 일단은 가슴이 무너지고, 그러고 난 후에야 제주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그런 경험이야.

선애:일단은 가슴이 무너지고 난 후에야….

성신:나는 이 책에 나만의 제목을 다시 지었어.

선애:자신만의 제목? 그거 재미있는 독서법이네요. 제목을 뭐라고 다시 지으셨나요?

성신:‘제주에 들어올 자격을 묻는다’! 나라면 제목을 이렇게 했을 것 같아.

선애:헐! 도발적이다 못해 공격적인 제목이네요. 진짜 그렇게 지으면 책을 아무도 안 사겠어요. 선생님은 평론가가 되신 것이 정말 다행이에요. 출판사를 차리셨으면 금방 말아 잡수셨을…!^^

성신:ㅋㅋㅋ그렇지! 그런데 정말이야! 이 책을 통해 제주의 진면목들을 알고 나면 누구라도 내 말에 동의할 거야!

선애:네네! 읽은 저로서는 충분히 동의해요.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표피적이고, 얄팍한 지식으로 제주를 경험해왔는지 한방에 깨닫게 해주는 책이죠.

성신:맞아! 이제까지 우리의 제주 사랑을 좀 심하게 비유하자면… 평생 함께 살 여인을 비키니심사 해서 정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사랑도 아닌 거지!

선애:ㅋㅋㅋㅋㅋㅋ 선생님은 비유도 참….

성신:너무 심했나? 아무튼 우리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상대의 가장 깊은 내면에 가서 닿고 싶잖아?

선애:<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가 바로 제주의 깊은 내면까지 이끌어주는 가이드군요.

성신:우리에게 제주를 사랑할 자격을 묻는 것 같이 느껴졌어!

선애:그리고 사랑한다면 지켜줘야 하죠! 가만히 보면, 입으로는 그토록 아름답다면서, 그 아름다움을 지켜주려는 노력은 없는 것 같아요. 제주의 개발을 그저 자본의 논리에만 맡겨 놓는다는 것부터도 그렇고요.

[홍선애·김성신의 북톡카톡]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토박이가 알려주는 진짜 제주

성신:맞아!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지!

선애:알아야 지켜줄 수 있을 테니까 말이죠.

성신:가령 오늘 낮에 김형훈 기자와 함께 간 곳이 바로 이런 곳이야. 곤을동이라고…, 1949년 1월 4일과 5일 단 이틀 동안 이 마을 전체가 사라졌어! 마을 사람들은 이유도 모른 채 끌려나와 학살당했고, 여자와 아이들까지 말이야.

선애:아….

성신:그런데 그 학살의 이유가 정말 기막히다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

선애:천인공노할 일을 저지른 이유가 대체 뭐였나요?

성신:당시 이 지역에 부임했던 경찰 서장이 뭔가 공을 세워야 출세를 할 수 있을 텐데, 이 마을에는 공비도 없고, 아무 문제가 없어서 공을 못 세우니 전전긍긍 했다는 거야. 그러던 어느 날 경찰에 쫓기던 사람이 단지 이 마을 쪽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꼬투리 삼아서 마을 전체를 불태우고 사람들을 바닷가로 끌고 가서 모두 학살했다는 거야.

선애:네??? 아… 정말 말도 안 돼…!

성신:기가 막히는 이야기지. 그 마을 터를 직접 가보니 참 마음이… 아휴~ 여기 제주가 도대체 어떤 한을 가진 땅인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가지?

선애:학살의 현장에서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어요. 선생님?

성신: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내가 이런 역사를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얼마나 죄스럽던지!

선애:책이라도 읽고, 알고, 이해하는 것… 그게 역사의 아픔 속에서도 끝내 제주를 지켜내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도리겠네요.

성신:<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에는 아픈 역사만 등장하는 것도 아니잖아! 제주의 돌담과 밭담이야기라든지, 올레 길의 진정한 의미를 설명하는 대목도 나는 인상 깊더라고.

선애:우리가 익히 아는 것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오히려 전혀 모르게 된 제주의 문화사들이 많더라고요.

성신:가령 제주의 돌담 말이야. 그게 돌을 깎거나 부셔서 쌓아올린 것이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돌들을 8번 굴려서 돌과 돌이 서로 가장 맞는 면을 찾아 하나하나 쌓는다는 거야. 그렇게 해서 천년 넘게 만든 돌담의 총 길이가 무려 2만2000㎞가 넘는다는군. 만리장성보다 길다는 거야! 비바람 수백년에도 끄떡없을 만큼 견고하고.

선애:상징적이네요. 진정한 공동체와 연대감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이야기네요.

성신:훗날 선애가 시집가서 아이를 키우게 되면, 꼭 여기를 데려와서 이 책에 실렸던 이야기를 들려줘.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그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될 거야. 그리고 책임과 자격에 대해서도….

선애:사랑의 가장 구체적 방식은 결국 알고 이해하는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그게 사람이든, 땅이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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