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는 <성균관스캔들>이 있었다. 이 드라마는 최고 한류스타 송중기를 비롯해 유아인, 박유천 등의 청춘스타들을 배출했다. 2012년에는 <해를 품은 달>이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 김수현, 정일우, 송재희, 송재림을 비롯해 아역을 맡았던 여진구, 임시완, 이민호, 김소현, 이원근 등 스타들이 대거 발견됐다. 누구는 진부하다, 누구는 뻔하다고 하지만 청춘사극이 안방극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되는 이유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성균관스캔들>과 <해를 품은 달>의 영광을 그대로 이어받겠다는, 그래서 비슷한 틀을 갖고 있는 사극이 나타났다.
KBS2 새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연출 김성윤, 백상훈)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기점으로 베일을 벗었다. 드라마는 청춘의 싱그러움, 그 안에 감춰진 인물들의 비밀 그리고 그 비밀을 모두 틀어쥐고 있는 권력의 암투나 출생의 비밀 등 구성은 그대로였지만 청춘의 패기를 갖고 대중들에 출사표를 알렸다.

곽동연(왼쪽부터), 채수빈, 박보검, 김유정, 진영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구르미 그린 달빛>은 지난해 출간된 윤이수 작가의 장편 웹 소설이 원작으로 연재 당시 누적 조회수 4200만을 넘어서는 화제를 뿌렸다. 제작진은 원작의 설정을 약간 변주해 왕세자와 여성 출신으로 궁에 환관으로 진입한 인물과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왕보다 높은 권력을 가진 집안의 남녀가 4각관계로 끼어들고 그 바깥을 이들이 필연적으로 마주해야 할 권력의 암투로 둘러싸고 있다.
예상대로 제작발표회에는 <성균관스캔들>이나 <해를 품은 달>처럼 이전 청춘사극으로 인기를 모았던 작품들과의 차별성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배우 박보검, 김유정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2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연출을 맡은 김성윤PD는 “이전 드라마와 다른 점은 시청자분들이 봐주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캐릭터가 다르다. 캐릭터마다 저마다의 딜레마를 갖고 있고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 캐릭터를 작가님이 훨씬 입체적으로 만들어줬다. 원작의 작품보다 조금씩 다른 성격으로 윤색됐는데 이런 부분을 어떻게 봐주실 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스캔들>의 박유천,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 등 드라마의 인기를 좌지우지할 만한 매력적인 인물인 왕세자 이영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박보검은 “캐스팅 당시 감사하기도 했고, 부담감도 없지는 않았다”면서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도 생각을 조금만 바꾸니 저 혼자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감독, 작가, 배우들이 다 주인공이고 함께 만들어야 하는 작품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 작품을 ‘청춘 테라피’라고 말하고 싶다. 보시면서 힐링을 받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정체성과 추구하는 방향성은 이미 책임 프로듀서(CP)의 이야기에서도 드러났다. 드라마의 강병택CP는 스포츠경향에 “<성균관스캔들>이나 <해를 품은 달> 모두 청춘사극으로서 안방극장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제 이러한 작품이 한 번쯤 나와야 되지 않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전 작품들의 결을 따르면서도 <구르미 그린 달빛>만의 차별화로 승부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기록적인 폭염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안방극장은 더욱 더 싱그러운 젊음을 원한다. 과연 <구르미 그린 달빛>은 시청자의 기대를 채울 수 있을까. 답은 오는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부터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