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들도 함께 일어섰다…2300여명 시국선언문 발표 “민주공화국을 위하여”

입력 : 2016.11.08 15:19 수정 : 2016.11.08 15:35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과 관련해 사회 각계에서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음악인들이 함께 들고 일어났다.

대중음악, 국악, 클래식 등 음악인 등 60여명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의 처벌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번 시국선언문에는 거리에 나선 60여명을 포함해 모두 2300여명이 기명했다.

지난 2일부터 페이스북에서 이뤄진 서명에는 하루 만에 1400명이 동참하는 등 뜨거운 반향이 이어졌다.

대중음악인 외에 국악, 클래식 계열의 음악인들도 동참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음악계 전 분야로 확대됐다. 이밖에 작곡가, 작사가, 연주자, 공연기획자, 제작자 등 다양한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속속 시국선언에 힘을 보탰다.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이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기타리스트 신대철, 가수 윤덕원 등 참가자들이 선언문을 낭독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소라 blanc@kyunghyang.com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이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기타리스트 신대철, 가수 윤덕원 등 참가자들이 선언문을 낭독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소라 blanc@kyunghyang.com

광화문 광장에는 밴드 시나위의 신대철을 비롯해, 가수 권진원, 재즈가수 말로,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 힙합 가수 MC메타, 국악인 최용석, 성악가 이재욱 등이 직접 나섰다.

이들은 음악인들을 대표해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고, 관련자와 부패 정치 및 기업 동맹을 모두 엄중 처벌해 민주공화국 헌법 정신을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법의 심판을 받아 민주 공화국 부활에 기여하라”고 촉구했다.

음악인들도 함께 일어섰다…2300여명 시국선언문 발표 “민주공화국을 위하여”

음악인들은 이밖에 최순실 게이트 외에도 정치적 검열을 위해 문화 인사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블랙리스트 논란도 언급하며 관련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음악인들이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이명박 정권 규탄 시국선언에 이어 7년만이다. 당시 700여명이 참석한 것에 비춰보면 3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한편 이날 음악인들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데 이어 다양한 부대 행사도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고 김광석의 노래 ‘나의 노래’를 열창하며 단합된 힘을 보였다.

음악인들도 함께 일어섰다…2300여명 시국선언문 발표 “민주공화국을 위하여”

이밖에 작곡가 원일은 경종을 들고 나와 두드리는 타종 이벤트를 소개했다. 원일은 “예술가를 검열하고 구분하는 나라에 사는 국민은 불행하다”면서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한다”고 말한 뒤 경종을 여러차례 울렸다.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이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국악인 원일이 울린 경종 뒤로 보이는 시국선언 참가자들의 모습. 남소라 blanc@kyunghyang.com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이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국악인 원일이 울린 경종 뒤로 보이는 시국선언 참가자들의 모습. 남소라 blanc@kyunghyang.com

윤덕원은 이날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의 국민, 시민으로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밝혀지고 나온 이야기들이 너무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났다”며 “저랑 같은 분야에 계신 분들이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참석 배경을 밝혔다.

성악가 이재욱씨는 “처음 이런 자리에 나왔다”면서 “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고 기다릴 수 없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날 음악인들은 ‘박근혜 퇴진’, ‘내가 이러려고 음악했나 자괴감이 든다’, ‘꼭두각시는 하야하라, ‘이게 나라냐’, ‘세금 냈더니 알고 보니 복채’ 등 다양한 손피켓을 든 채 목소리를 높였다.

음악인들은 오는 12일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이번 파문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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