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꽃 핀 ‘스타1’ e스포츠…부활일까, 추억몰이일까

입력 : 2017.03.06 16:59 수정 : 2017.03.06 17:00

e스포츠 문화를 탄생시킨 주역 <스타1>이 ‘부활의 봄’을 맞고 있다. 게임전문 방송들이 잇따라 e스포츠 리그를 다시 가동하면서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나 있던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를 불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비게임즈는 최근 <스타크래프트2> 리그 개막과 함께 <스타1> 리그의 재개를 발표했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SSL 클래식’으로 이름 지어진 ‘스타1 리그’는 모든 출전 선수를 팬투표로 결정하는 초청전 형태로 4월 열릴 예정이다. ‘SSL 클래식 시즌1’에는 팬투표로 정해진 8명이 대회에 참가하며 풀리그를 통해 상위 4명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

OGN도 <스타1>을 활용한 리그 ‘스타 레전드 최강전’을 론칭한다. 대회는 이영호·이윤열·김택용·송병구·홍진호·박태민 등 테란과 저그, 프로토스 선수들을 각각 5명씩 선발해 종족 대결의 형태로 펼쳐진다.

아프리카TV는 <스타1> 개인리그를 꾸준히 진행해 온 경우다. 개인리그인 ASL에 이어 ASL시즌2에서 활약했던 8명이 동료들을 꾸려 팀을 만들어 대결하는 팀전도 진행 중이다.

방송사들이 다시 <스타1>을 불러내는 것은 시청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0년 발표된 <스타2>에 역할을 물려주면서 자연스럽게 퇴장할 운명을 맞았던 <스타1>은 2015년부터 KT의 ‘기가 레전드 매치’ 등 꾸준히 이벤트 대회가 열리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여기에 지난 ‘ASL 시즌2’에서 스타 4인방인 ‘택뱅리쌍’(김택용, 송병구, 이제동, 이영호)이 모두 8강에 올라온 뒤 이영호와 이제동의 ‘리쌍록’이 벌어지면서 인기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1월22일 열린 결승전은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1500석 규모인 좌석은 물론 통행로까지 팬들이 가득 차는 성황을 이뤘다.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 동시 시청자수는 23만명에 달했다. 또 ‘리쌍록’이 성사된 4강전은 35만명 이상이 해당 경기를 시청했다. 아프리카TV 자체 플랫폼을 포함해 글로벌 스트리밍 시청자 수를 합산한 수치다.

지난 1월22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ASL 결승전을 찾은 팬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아프리카TV

지난 1월22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ASL 결승전을 찾은 팬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아프리카TV

이처럼 <스타1>의 여전한 인기를 실감한 게임방송들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잇따라 e스포츠 리그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인기 부활에도 불구하고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는 게 e스포츠 전문가들의 평가다.

e스포츠로 부활하기 위해서는 신인 유입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쟁체제가 필수적이지만, <스타1> 리그의 경우 팬들의 관심이 택뱅리쌍을 중심으로 한 과거 스타들에게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택뱅리쌍 등 주요 스타들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것도 리그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요인이다.

이같은 이유로 종목사인 블리자드 역시 거리를 두고 있다. 블리자드 측은 “<스타1>의 인기가 아직 높은 데 감사드리며 블리자드 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 활성화를 환영한다”면서도 “토너먼트 계정지원 등의 지원은 다른 리그와 동일하게 진행되지만 <스타1> 리그를 되살리기 위한 별도의 지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스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농구팬들이 아직도 ‘농구대잔치’를 그리워하듯 <스타1>의 최전성기 때 청소년기를 보낸 팬들이 과거 좋아했던 문화를 찾는 현상”이라며 “<스타1>이 PC방 순위 상위권에 있는 한 수요는 계속되겠지만 ‘e스포츠의 가요무대’ 같은 성격이다. 극적인 계기가 없는 한 현재의 <스타1> 리그는 아쉽지만 단기 이벤트에 그칠 공산이 크다 ”고 말했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

스포츠 많이 본 뉴스

스포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