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에게 ‘국민 엄마’란

입력 : 2017.09.27 14:19 수정 : 2017.09.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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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해숙의 또 다른 이름은 ‘국민 엄마’다. 1974년 MBC 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후 연기 인생 43년간 다수 영화와 드라마서 여러 군상의 엄마를 말끔히 소화해내며 대중의 가슴을 따뜻하게 지펴왔다. 히스테리 가득한 엄마, 인자한 엄마, 무심한 엄마 등 대한민국 다양한 엄마들이 그의 몸을 통해서 경이롭게 표현됐다.

그에게도 ‘국민 엄마’는 숙제이자 자랑이었다. 김해숙은 27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처음엔 몰랐는데 언제부턴가 엄마 역 연기하기가 힘들었다. 매번 작품에서 ‘엄마’ 역을 하는데 내 몸이 하나라 연기 변신을 해도 한계가 있지 않으냐. 조금이라도 비슷해 보이면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닐 것 같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배우 김해숙, 사진제공 쇼박스

배우 김해숙, 사진제공 쇼박스

이어 “끊임없이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엄마’를 다르게 표현해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생겼다. 생각하기론 ‘엄마’ 연기가 가장 쉬운 것 같은데 점점 어려워지더라”며 “이젠 두렵기까지 하다. 전의 연기와 비슷하지 않나 검열하게 된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해숙에겐 ‘국민 엄마’란 말이 무거운 훈장이다. 그 역시 부정하진 않았다. 김해숙은 “‘국민 엄마’란 말이 좋다. 나도 실제 엄마고, 누군가의 딸이기 때문”이라며 “가장 따뜻한 말이고 모든 걸 다 갖고 있는 두 글자다”고 정의했다.

굉장히 영광스럽다는 뿌듯함도 내비쳤다. 그는 “옛날엔 배우로서 다른 것도 하고 싶고 나보다 젊은 배우도 부러웠다. 나이가 들면서 들어오는 배역이 달라져 혼자 좌절하기도 했다”면서도 “한 가정의 엄마 구실을 제대로 해내기도 어려운데 이 나라의 많은 분이 엄마로 생각해준다는 것은 영광일 수밖에 없고 책임감도 그만큼 따른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영화 ‘희생부활자’ 속 김해숙.

영화 ‘희생부활자’ 속 김해숙.

대중이 김해숙을 ‘국민 엄마’로 느끼는 것은 연기를 대하는 그의 태도 때문이다. 그 작은 몸에서 수많은 엄마를 떠올릴 수 있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하니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해숙은 “‘엄마 연기도 장르다’란 생각을 했다. 세상엔 여러 종류의 엄마가 있고 가장 쉬울 줄 알았던 연기가 가장 어려울 수 있는 법 아니냐. 또 ‘엄마’란 단어엔 엄청난 희생과 슬픔, 기쁨과 눈물이 있는데 그걸 내가 전부 표현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서도 자부심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스경×피플] 김해숙에게 ‘국민 엄마’란

그런 그가 이번엔 영화 <희생부활자>(감독 곽경택)에서 또 한 번 색다른 ‘엄마’로 변신한다. 복수를 위해 부활하는 희생부활자이자 아들에게 무섭게 돌변하는 엄마 ‘명숙’ 역으로 스크린을 수놓는 것.

김해숙은 이전과는 또 다른 ‘엄마’ 연기가 될 거라며 “이번엔 실제 친정 엄마를 많이 떠올리며 연기했다”며 “극 중 엄마의 다양한 모습이 있지만, 결론은 ‘엄마’의 본질이 담겼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이번 영화에서는 김해숙이 지닌 ‘엄마’의 고유 이미지를 180도 깨고 온몸을 던지는 연기도 불사하며 스릴러의 특징을 극대화했다. ‘엄마 연기’ 장르에 또 하나 길을 개척한 셈이다.

김해숙의 ‘엄마’ 연기는 어디까지 진화할까. 그 변화가 궁금하다면 다음 달 12일 개봉하는 <희생부활자>와 함께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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