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에서 김생민까지, ‘제작자’ 송은이가 보이는 ‘공감의 힘’

입력 : 2017.10.12 17:40 수정 : 2017.10.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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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좀 덜 웃겨도, 나보다 재주 있는 동료들을 어시스트 하는 재미도 꽤 괜찮다” (송은이)

김생민이 난리다. 한두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 6월 <김생민의 영수증>으로 단숨에 팟캐스트 순위 1위에 진입하더니, 기세를 몰아 지상파에 입성했다. 회당 15분씩 6회라는 인색한 편성에도 방송 후 김생민은 ‘센세이션’이 됐다. 온갖 매체에서 <김생민의 영수증>의 유행어 ‘스튜삣(Stupid)’ ‘그레잇(Great)’을 외치며 김생민이 잘 나가는 이유를 분석했다.

콘텐츠랩 비보의 대표 송은이,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콘텐츠랩 비보의 대표 송은이,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이 현상에 데자뷔가 인다. 김숙이 그랬다. 지난 2015년 시작한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밀보장)>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예능 <님과 함께2>에 섭외됐다. 김숙은 윤정수와 가상 결혼 생활을 꾸리고 기존 예능에 없던 ‘가모장적’ 캐릭터를 보여주며 ‘갓숙’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각종 광고와 예능에 줄줄이 출연하며 언론이 ‘갓숙 신드롬’을 시대적 상황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데 열을 올렸던 건 보너스다.

김생민과 김숙, 이들의 ‘잭팟’의 공통점은 뭘까? 하나는 20년 이상 성실하게 방송활동을 이어왔다는 것, 또 하나는 온라인 라디오인 팟캐스트에서 출발해 입소문을 탔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누가 그 팟캐스트를 기획하고 연출했느냐다. 콘텐츠랩 비보의 대표, 송은이다.

■ 시대에 발맞춘 송은이의 선택

송은이는 시도한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방송이 없자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시작하며 ‘콘텐츠랩 비보’라는 뉴미디어 회사를 설립했다. 아무도 그것의 가치를 모를 때였다. 하지만 송은이와 김숙의 20년 우정에서 비롯된 입담에 <비밀보장>은 단숨에 입소문을 탔고, SBS 러브FM에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라는 이름으로 론칭됐다. <김생민의 영수증>까지 지상파에 입성하며 당시에는 도전이자 모험으로 여겨졌던 송은이의 선택이 앞서가는 결정이었음이 입증됐다.

그는 <비밀보장>에 이어 <김생민의 영수증>까지 성공시킨 비결을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공감하는 것에 공략하는 것’이라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청취자들의 고민을 받아 진행하는 <비밀보장>의 주제는 많은 사람들이 겪어봤을 법한 것으로 선정된다. 김숙과 방송 콘셉트를 고민 중에 ‘현대인들이 사소한 것도 쉽게 결정하지 못 한다’는 기사에서 착안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또 어떤가. 청취자들의 영수증을 직접 받아 소시민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분석한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송은이의 예민한 일상에 대한 감수성이 시청자들과 청취자들에 공감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런 부분은 남성 방송인들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이라고 송은이가 가진 강점을 설명했다.

‘김생민의 영수증’에 출연한 김생민, 송은이, 김숙, 사진 SBS

‘김생민의 영수증’에 출연한 김생민, 송은이, 김숙, 사진 SBS

■ 방송인과 제작자, 송은이의 줄타기

기획한 팟캐스트의 연이은 성공으로 송은이의 제작자로서의 자질은 탁월해 보인다. 실제로 송은이는 회사의 제작물의 기획, 연출, 출연, 편집에 걸쳐 전부 관여한다. 본인에 따르면, 퍼센트로 따졌을 때 각 분야별로 80% 이상이다.

그렇다고 송은이가 방송인으로서의 활동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26일 종영한 JTBC <님과 함께 시즌2>에서 김영철과 함께 활약하며 건재한 감각을 드러냈다. 팟캐스트 <비밀보장>과 <김생민의 영수증> 또한, 제작자이자 출연자이기도 하다. 송은이는 지금도 방송출연 제의를 거절하지 않는다며 부르면 달려가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혔다.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출연자로 송은이를 고려하지 않던 지상파 예능은 그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통째로 옮겨왔고, 그의 활약으로 여성 예능인에게 기회를 달라는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숙과 김생민의 숨겨진 면모를 세상에 드러내 ‘빵’ 터뜨린 주역 송은이. 제작자로든, 방송인으로든 그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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