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방송인 김정연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효도 비결을 전한다.
김정연은 지난 8월 16일 광주시와 KBS광주방송총국이 함께 하는 공개강좌 프로그램 ‘빛고을행복아카데미’에서 강연자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김정연은 ‘오늘도 달린다! 국민 안내양 김정연의 인생버스’라는 주제로 13년의 라디오 리포터 생활 끝에 텔레비전 리포터에 도전하고 트로트 가수 데뷔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려온 그의 인생 이야기를 꺼냈다.
20대에는 노찾사에서 노래를, 30대에는 라디오에서 방송을, 40대에는 무대에서 트로트를 불렀다. 이제 50대를 바라보는 김정연은 노래와 방송뿐만 아니라 “효와 관련된 강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연의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키워드는 ‘엄마’다. 김정연은 남편 김종원씨와 결혼해 부모님과 인연을 끊고, 늦은 나이에 아들 태현이라는 낳은 뒤 어머니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김정연은 자신의 경험, 고향 버스 안내양으로 뛰면서 만난 어르신들에게서 얻은 사연을 책 <뛰뛰빵빵 김정연의 인생버스>에 녹였다. 그리고 이제 그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부모님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마이크를 잡는다.
그렇다면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김정연의 인생버스에 살짝 올라타 본다.

가수 김정연이 전하는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저는 참 나쁜 딸입니다”

“제 나이가 올해 마흔아홉 살입니다. 서른일곱 살까지는 참 착한 딸로 살았는데, 연애하면서 엄마 속을 많이 상하게 했어요. 제 눈에 쏙 들어온 한 남자가 엄마가 보기에는 부족했나 봐요”

“그는 저보다 아홉 살 많아요. 아이가 둘 있고, 제가 만났을 때 사업에도 실패했죠. 거기에 딸이 갑자기 트로트에 사업까지 도전한다니 엄마는 펄쩍 뛰었죠”

“상황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신용불량 신청하고 완전히 빈털터리가 됐으니까요. 엄마와도 점점 멀어졌죠.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여섯시 내고향>에서 전화가 왔어요”

“전국 방방곡곡 달리는 시골버스에 무작정 올라탔습니다. 여러 어르신을 만나며 ‘국민안내양’이란 이름을 얻고 사랑 받은 지 벌써 8년이 됐어요.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버스를 타면 엄마, 아빠 닮은 분들이 그렇게 많아요. 그러니 어르신 손 한 번 더 안 잡을 수 있나요. 정작 내 부모님께는 연락도 잘 안 하는 나쁜 딸인데... 죄스러운 마음은 점점 커졌습니다”

“그때쯤 제게 특별한 일이 생겼어요. 마흔다섯에 아이를 갖게 된 겁니다. 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 미쳤네, 미쳤어. 야가 미쳤어. 니 나이가 몇인데. 응? 마흔 몇에. 오메오메오메. 어째쓰까나. 우리 새끼 어째쓰까나” “엄마. 내가 왜 미쳤어요? 내 남편의 아이를 가졌는데. 그런 말 할 거면 나랑 이제 통화하지 말아요. 우리 인연 끊어요”

“저 참 나쁘죠? 그때는 그게 그렇게 큰 불효인 줄 몰랐습니다. 그저 제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생각밖에 못했죠. 아이에게 오직 좋은 것만 들려주고 싶었거든요”

“아이를 품고 있으니 엄마가 더 보고 싶었어요. 아이를 낳으러 수술실로 들어가는 순간, 지금이 내 삶의 마지막이라면 엄마 얼굴 한 번만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밤을 꼴딱 새웁니다. 3분 단위로 열을 재고 아이를 끌어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엄마는 말했어요. ‘아가. 내가 대신 아파주면 좋겠다’ 이제야 그 참뜻을 헤아립니다”

“하늘에 있는 신이 모든 아이를 돌볼 수 없어서 엄마를 보냈대요. 엄마의 사랑이 이렇게 컸는데... 저는 용기를 내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이가 돌이 되던 해, 우리는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 나이 마흔아홉, 남편은 쉰여덟. 아이를 볼 때마다 세월이 너무 아까워요. 그런데 있죠. 엄마는 일흔일곱, 아빠는 여든하나. 부모님 볼 시간은 더 짧은 거 있죠”

“제가 시골버스 타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어르신들께 들은 말이 있어요. 여러분이 효도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요”

“용돈? 보약? 다 소용없어. 그거 받을 때뿐이야. 세상에서 제일 좋은 보약은 자식 목소리야. 전화 한 통화면 나는 온몸에 병이 다 낫는 것 같다”

“세상이 아무리 바쁘게 돌아가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더군요. 내가 부모님의 딸이라는 것, 내가 내 아들의 부모라는 것”

“여러분. 오늘 부모님께 전화 한 통 하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