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1년 내내 비수기와 성수기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낮은 알코올과 특유의 쌉쌀한 맛 때문에 어떤 음식과도 좋은 궁합을 보인다. ‘치맥’이라는 신조어는 이제 대중들에게 친숙한 단어가 됐고, 직접 손으로 만드는 수제맥주까지 맥주의 변신은 다양하다.
그렇다면 맥주는 언제 어디서 시작됐을까? 자연에서 수확하는 모든 과실들에 포함된 당분은 효모와 결합, 자연발효를 일으키면서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를 만들어 낸다. 와인과 달리 맥주는 곡류가 주성분인데, 인간의 주식인 곡류는 문명의 발달과 함께 그 시작을 같이한다.
맥주의 시작은 현재의 이라크 바빌로니아 문명에서 시작돼 이집트 등 여러 지역으로 전파됐다. 이집트의 경우 프롤레마이오스 왕조의 번영과 더불어 귀족층은 와인, 일반인들은 맥주를 마셨다. 당시 보관시설이 미흡했던 탓에 맥주는 자연스레 서민들의 술이 됐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한 ‘모뉴멘트 블루’의 벽화가 맥주에 관한 최초의 기록인데, 기원전 5000년 전 시작된 맥주는 곡물의 발상지는 지중해의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과 그 궤를 같이한다.
1950년에 옛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비석의 문자는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이미 발효 기술이 발전했음을 알려준다. 곡물을 발효시켜 빵을 만들고, 그 빵에 물과 맥아를 첨가해 맥주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담고 있는 것. 수메르인들의 양조기술은 탁월해서 메소포타미아 평원에서 시작된 인류가 최초로 만든 이 술은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의 기초가 됐다. 자연 발효를 우연히 발견해 시작된 와인과 달리 맥주는 인류문명 최초의 사람이 만든 술이다.
고대 이집트의 맥주 제조방법은 벽에 그려진 그림에 상세하게 나와 있는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후 세계관을 믿었다. 이는 그리스에까지 영향을 줘 죽은 자는 10가지 육류, 5가지 포도주, 4가지 맥주, 11가지 과일과 본인이 아꼈던 물건 등을 같이 매장했다고 한다.
또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는 맥주에 관한 엄격한 규정도 보인다고 한다. “수도원에 거주하지 않는 사제가 맥주를 마시거나 제조하면 화형에 처한다”는 무시무시한 기록이다. 이는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는 맥주를 큰 자산으로 여기고 모든 관리를 정부가 직접 했다는 증거다. 실제로 바빌로니아의 통치자 ‘네부카드네자르’는 예루살렘 점령 당시 포로로 잡힌 유대인들을 맥주 제조 과정에 투입했다.
맥주 제조 과정의 발전은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리스에서는 특유의 쌉쌀한 맛을 줄이기 위해 꿀이나 향신료를 첨가하기도 했으며 단맛이 가미된 이 맥주를 ‘시라수’라고 불렀다. 또 고대 중국의 쓰촨지방에서도 맥아를 발효시킨 원액에 계피·정향 등을 첨가해 추위를 이겨 내기도 했다.
아무튼 기원전 5000년경 시작된 맥주는 수메르 민족의 탁월한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러시아와 게르만 민족에게까지 전해지면서 세계 주류시장의 큰 틀이 됐다.

마스터 소믈리에 전성완은 누구?
독일 베스트팔렌 주립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전성완은 Wine&Spirit education trust(WSET/영국 본원) Level 4 Diploma를 수료했다. 이후 WSET(영국 본원) 마스터 소믈리에, 영국 래디슨 에드워디안 호텔 총괄지배인으로 일하다 귀국해 한국조리사관학교 호텔 식음료학과 총학과장, 롯데호텔 나인에비뉴 총지배인을 지냈다. 한국타이어, 교보생명, SK텔레콤, SK건설 외 다수의 CEO 와인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