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제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김치를 주재료로 만들지만 김칫국과 김치찌개가 요리방법과 김치의 숙성 기간에 따라 풍미가 다르듯이 와인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와인을 고르는 올바른 방법은 자기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다. 아무리 유명한 소믈리에라 할지라도 맛의 평가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자기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고르면 된다. 위스키·소주처럼 알코올 함량이 높고 풍미가 강한 술을 좋아한다면 레드 와인 중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즈, 말벡을 추천한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비즈니스 와인 선택 시 많이 마시는 품종인데 레드 품종 중 가장 큰형님으로 불릴 정도로 알코올 함량과 텁텁한 맛이 강하다. 특히 이 품종은 오랫동안 보관과 숙성이 가능해서 장기 숙성 와인으로 통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카베르네 소비뇽은 특유의 바닐라, 오크 터치 풍미가 있어 초보자가 즐기기에 적합하다.
비교적 생소한 품종인 말벡은 원래 프랑스 보르도 품종이었지만 아르헨티나에서 재탄생했다. 포도원의 위치가 최소 1000m 이상인 아르헨티나는 중앙에 위치한 멘도자가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거칠지만 검붉은 과일, 커피, 다크 초콜릿의 진한 풍미가 강한 남성을 떠올리게 한다.
아르헨티나 와인의 또 다른 특징은 워낙 고도가 높아 병충해의 피해를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화학비료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법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여기에 안데스 산맥의 눈이 녹은 청정수는 와인에 깨끗함을 더해준다.
호주의 시라즈는 톡톡 튀는 맛이 일품인데, 여기에 후추처럼 매운맛이 살짝 느껴진다. 철이 산화돼 붉게 물든 테라로사 토양에서 재배하기 때문인데 자두·복분자 풍미가 더해져서 달콤하면서도 걸쭉한 질감은 한국요리하고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그리고 호주 와인은 쉽게 돌려서 따는 스크류 캡으로 생산되는데 더 이상 숙성시킬 필요가 없을 경우 사용한다. 간혹 코르크 마개와 비교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편견이다.
품종을 결정했다면 이젠 원산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와인 초보자라면 유럽 와인보다는 비유럽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적다. 유럽 와인의 경우 신맛이 보다 높고 복합적인 풍미가 있지만 와인 경험이 적다면 신맛만 강하게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맥주를 즐기는 편이라면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피노누아 와인을 추천한다.
그리고 원산지가 유럽일 경우 생산연도를 살펴봐야 하는데, 매년 기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2013년의 경우는 조금 품질이 떨어지는 편이다.
품종과 원산지를 결정했다면 마지막은 와인 보관상태다. 온도가 높을 경우 와인이 쉽게 산화되는데, 병목 부분의 포일을 돌려보면 된다. 높은 온도에서 산화된 와인은 쉽게 끓어올라 코르크 외부로 소량 유출되면서 이 와인들이 포일에 들러붙어 끈끈한 접착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경우의 와인들은 식초 맛이 나면서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들이다.
마스터 소믈리에 전성완은 누구?
독일 베스트팔렌 주립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전성완은 Wine&Spirit education trust(WSET/영국 본원) Level 4 Diploma를 수료했다. 이후 WSET(영국 본원) 마스터 소믈리에, 영국 래디슨 에드워디안 호텔 총괄지배인으로 일하다 귀국해 한국조리사관학교 호텔 식음료학과 총학과장, 롯데호텔 나인에비뉴 총지배인을 지냈다. 한국타이어, 교보생명, SK텔레콤, SK건설 외 다수의 CEO 와인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