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눈(雪)없어 눈물의 이동…위기의 동계스포츠

입력 : 2017.12.19 19:16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은 곳곳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동계스포츠들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위기가 됐다.

AP통신은 19일 ‘기후 변화가 동계올림픽 준비를 바꾸고 있다’는 단독 보도를 통해 여름에 설상 종목 선수들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겪은 고난들을 소개했다.

그래픽|이은진 기자

그래픽|이은진 기자

로키 산맥 중서부, 북극에 가까운 뉴잉글랜드 지역에 좋은 훈련지들이 많다. 그런데 미국 스키 선수들은 이번 여름 훈련지를 찾아 전 세계를 떠돌았다. 미국 스키 에어리얼 대표팀은 2016~2017시즌을 앞두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열린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훈련하다 눈이 내리지 않자 한 달간 훈련을 중단한 바람에 월드컵 성적도 좋지 않다. 올해는 일찌감치 스위스-알프스 고산지대에 위치한 사스페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캐나다 선수들도 훈련 장소 찾기에 고생하고 있다. 캐나다 스키 크로스 대표팀은 알프스 여름 최대 스키 리조트가 있는 이탈리아 스텔비오에서 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올해 7~8월 폭염 ‘루시퍼’가 유럽을 강타하면서 스텔비오도 큰 타격을 입었다. 8월 들어 21일간 잠정적으로 폐쇄가 됐고, 결국 선수들은 미국 오리건 주에 있는 마운트 후드로 캠프를 옮겼다.

프랑스 모굴스키 대표팀 역시 여름 훈련이 부족했다. 7월에 자국내 티그니스 지역에서 훈련하려고 했는데 눈이 녹으면서 곳곳에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지면서 생긴 좁고 깊은 틈)가 드러나 훈련에 큰 차질을 빚었고 결국 7월 훈련 일정을 대폭 줄였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대표적인 스키 코스인 뫼텔라·슈투바이 빙하도 상당 부분 녹아 훈련에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지구 온난화는 갑작스럽게 떠오른 이슈가 아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1월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평균기온은 섭씨 14.83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세기 평균치인 13.88도보다 0.95도가 높다. 올해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국립환경정보센터(NCEI)에 따르면 올해 1월~11월 평균 기온은 1880년 이후 역대 3번째로 높다.

지구 온난화로 눈과 얼음이 줄어들면서 동계스포츠 선수들은 걱정이 많다. 스키 에어리얼 세계 챔피언 존 릴리스(미국)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70~80년대 스키를 탄영상을 보면 지금 빙하가 반 이상 줄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훈련 환경이 그들이 훈련한 때와 비교해 무척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모굴스키 대표팀 벤 캐벗은 “정말 걱정스럽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탄식했다. AP통신은 “동계스포츠 환경이 더 나빠지며 검증된 올림픽 경기장들도 더 이상 (경기를 치르는데) 적합하지 않게 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인공눈을 만들어야할지도 모른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며 “많은 관계자들이 인공눈을 충분히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나 자주 이를 무시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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