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은 비밀리에 제작된 작품이다. 2년 전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소문 때문이다.
등장인물 대부분 실존인물을 고증해 만들어졌다. 대공수사처 박처장(김윤석), 서울지검 최검사(하정우), 교도관 한병용(유해진), 동아일보 윤기자(조반장) 등...
박종철 열사의 유가족은 영화를 위해 고인의 안경을 제작진에 빌려줬다.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은 실제 안경을 모델로 똑같이 제작된 것이다.
치안본부장역을 맡은 배우 우현은 이한열 열사의 선배다.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 사회부장을 맡았던 우현은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과 49재 행사를 이끌기도 했다.
배우 김윤석, 오달수는 박종철 열사의 고등학교 후배다. 오달수는 “이 영화에 참여하는 게 도리이자 뜻깊은 일이 될 것 같다”며 감독에게 직접 출연을 부탁했다.
영화 속에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배우 문소리다. 장준환 감독의 아내인 문소리는 기술 시사 때 영화를 처음 보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
연세대 동아리 ‘만화사랑’은 실제로 존재했다. 이한열 열사가 생전에 활동한 중앙동아리로 1987년 창설됐다.
장준환 감독은 이한열 열사 기념관에서 운동화 한 짝을 보고 영화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덩그러니 남아있는 신발 한 짝은 많은 걸 이야기해준다. 최순실도 프라다 구두 한 쪽을 남겨놓고 가지 않았나.”
영화의 메인 테마곡이자 엔딩을 장식하는 민중가요 ‘그날이 오면’을 부른 이들은 이한열 합창단이다. 이한열 합창단은 연세대 87학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영화는 크게 세 단락으로 나뉘며 드라마에 따라서 촬영기법과 색깔을 다르게 했다. 1부에서는 자료화면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코팅이 벗겨진 렌즈를 사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