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독일관광청은 볼거리 100선을 발표했는데, 이 안에는 독일 와인과 먹거리를 함께 제공하는 뉘른베르크·드레스덴·프랑크푸르트 마켓이 포함됐다. 그중 뉘른베르크 마켓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릴 때 가장 먼저 매스컴에 등장하는 곳이다.
가톨릭의 종교적 성향이 강한 이 마켓은 뉘른베르크 방언으로 ‘아기예수시장’이라고 부른다. 1628년 다른 마켓에 비해 늦게 열린 뉘른베르크 시장은 지역 가내 수공업자 140명이 수공예품을 갖다 팔기 시작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뉘른베르크는 값싼 공예품을 비싸게 파는 바가지 때문에 독일 와인 역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히틀러, 즉 나치정권의 정신적 고향이 뉘른베르크였다. 히틀러가 실제 태어난 곳인 오스트리아 린츠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세계정복을 꿈꾸던 어린 히틀러가 사상과 이념을 확립한 곳이 뉘른베르크다. 이 때문에 나치 정권은 뉘른베르크를 ‘독일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곳’이라고 선전했는데, 심지어 아기예수시장을 히틀러와 연관지으면서 전폭 지원한다.
뉘른베르크는 행정구역상 바이에른주에 속하지만 프랑켄의 중심 도시다. 프랑켄 지역은 독일 포도 재배지역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하면서 황토·모래·석탄 등 다양한 토질로 이루어진 곳이다. 겨울은 춥고 봄에는 서리가 자주 발생하지만 독일에서 가장 높은 일조량 때문에 여름은 비교적 따뜻하다.
프랑켄 지역의 와인은 이 지역의 유명한 포도밭인 슈타인의 이름을 따서 ‘슈타인바인’이라 부르는데 바인(WEIN)은 독일어로 와인을 의미한다. 실제 대부분 독일 와인 라벨의 ‘WEIN’은 잘못 표기된 것이 아니고 정식 명칭이다. 또 이 지역의 와인병들은 물을 담는 물통처럼 생겼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 독일군 수통을 모델로 삼았다. 독일 현지에서는 프랑켄 지역 와인 병을 ‘복스보이텔’이라고 부른다.
프랑켄의 주요 품종은 뮐러 투르가우와 실바너를 꼽을 수 있으며, 모두 화이트 품종이다. 뮐러 투르가우는 실바너와 리슬링 품종의 교배종으로 독일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다. 상큼한 레몬, 오렌지, 장미향과 벌꿀, 아카시아꽃 향기는 감칠맛 나는 단맛이 있어 마시기에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독일의 주력 품종인 리슬링이 세계인의 입맛을 겨냥,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는 데 반해 뮐러 투르가우는 자국 내 소비량이 많고 가격이 저렴해서 독일 최고의 착한 와인으로 꼽을 수 있다.
12월의 뉘른베르크 시장은 와인을 비롯해 풍성한 먹거리가 장관인데, 그중 독일식 족발요리인 슈바이네 학센과 아이스바인은 독일 와인과 찰떡궁합이다. 20시간 이상을 맥주에 숙성시킨 후 오븐에 구우면 슈바이네 학센, 향신료를 넣은 물에 삶으면 아이스바인인데, 독일식 양배추 김치인 샤워크라프트와 복스보이텔 와인을 곁들이면 천국이 따로 없다. 관광객을 위해 소량씩 나눠 판매하고 세트 상품으로 와인을 무료 제공하기도 한다.

마스터 소믈리에 전성완은 누구?
독일 베스트팔렌 주립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전성완은 Wine&Spirit education trust(WSET/영국 본원) Level 4 Diploma를 수료했다. 이후 WSET(영국 본원) 마스터 소믈리에, 영국 래디슨 에드워디안 호텔 총괄지배인으로 일하다 귀국해 한국조리사관학교 호텔 식음료학과 총학과장, 롯데호텔 나인에비뉴 총지배인을 지냈다. 한국타이어, 교보생명, SK텔레콤, SK건설 외 다수의 CEO 와인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