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 “‘사라진 밤’ 흥행 예감? 충분히 생명력 있는 작품”

입력 : 2018.03.13 08:31

배우 김상경이 영화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으로 돌아왔다. 털털하다 못해 헐겁기까지 한 형사 ‘중식’으로 분해 작품의 재미를 배가한다.

그의 힘 덕분일까. <사라진 밤>은 개봉과 동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승승장고 하고 있다.

배우 김상경, 사진제공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배우 김상경, 사진제공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충분히 생명력 있는 영화죠. 제대로 된 상영관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손익분기점은 훨씬 넘을 것 같아요. 스릴러로 성공하는 작품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그 범주 안에 드는 ‘만듦새’ 아닌가요?”

개봉 전 ‘스포츠경향’과 만난 김상경의 예감은 적중했다. 그에게 ‘아주 좋은 필모그래피’가 됐다는 <사라진 밤>에 대한 다양한 얘기와 배우로서 고민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 김상경 “‘사라진 밤’ 흥행 예감? 충분히 생명력 있는 작품”

■“<사라진 밤>서 코믹 연기, 데뷔 후 처음”

이번 작품에서 그는 그동안 몰랐던 유머러스한 면을 마구 발사한다.

“코믹 연기가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런 캐릭터는 연기할 때도 신나더라고요. 또 헐렁해 보이는데 단서들을 짚어낼 땐 카리스마도 감돌고요.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연기할 때도 뿌듯했어요. 이 영화로 제 이미지도 조금 바뀌지 않을까 기대가 돼요. 그동안 점잖은 이미지가 강했는데 앞으로 사람들이 절 볼 때 편안해하지 않을까요?”

캐릭터만큼이나 작품의 얼개가 마음에 들어 출연했다는 그다.

“시나리오를 봤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캐릭터가 웃겨서 그것만 따라 읽다가 2/3쯤 됐을 때 반전이 뒷통수를 때리던 걸요. 복선을 영특하게 썼더라고요.”

신인 감독이라 출연을 결정할 때 불안하지 않았냐는 질문엔 고개를 저었다.

“이창희 감독은 마치 10편 찍은 사람처럼 현장을 유연하게 지휘하더라고요. 배우들과 소통도 자연스럽고요. 들어줄 것 다 들어주면서도 결국 자신의 머리에 있는 것만 찍는 것도 대단한 재주죠. 총 러닝타임에서 딱 10분 더 찍었다는 것만 봐도 굉장히 정확하게 계산하는 사람이에요. 또 소신도 있어요. 스스로 납득 안 되는 것에 대해선 제가 선배라도 자신의 의견을 내더라고요. 누구의 생각에 휘둘리지 않죠. 감독적인 소양이 갖춰져 있어요.”

감독과 시나리오에 대한 신뢰는 완성본에서도 이어졌다.

“혹자는 ‘올해의 <범죄도시>가 될 거다’고 하던데요. 많은 사람이 상업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면서 잘 만들었으니까요. 특히 SNS나 온라인 상 입소문이 좋아서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어요.”

[인터뷰] 김상경 “‘사라진 밤’ 흥행 예감? 충분히 생명력 있는 작품”

■“김희애 출연? 이 작품 ‘신의 한수’죠”

그가 ‘김희애 출연 불발시 나도 출연 안 한다’고 강하게 나간 사연은 이미 여러 번 언급됐다.

“김희애 선배 캐스팅이 그만큼 ‘신의 한수’였거든요. 만약 다른 배우가 ‘윤설희’ 역을 했다면 무게감이 달라졌을 거예요. 그래서 PD에게 그렇게 말한 거죠. 마치 출연 안 하면 영화가 엎어질 것처럼요. 하하.”

함께한 김강우 역시 같은 대학 후배라 더욱 친근했다고.

“배우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친구예요. 극 중 ‘진한’ 역은 정말 복잡하고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라 누가 할까 상상조차 안 됐는데, 김강우가 정말 잘 해냈더라고요. 특히 거짓말을 하면서도 순간순간 고뇌하고 당황해하는 연기가 어려운데, 완벽하게 소화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김강우나 김희애 선배 모두 최고의 캐스팅이었죠.”

그는 이번 작품이 ‘김강우의 인생작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번에 작품을 제대로 만난 셈이죠. <사라진 밤> ‘진한’ 캐릭터가 난이도가 어려운데, 잘 해내면서 배우로서도 연기 잘한다는 걸 입증한 거니까요. 보고 있으면 욕하다가도 연민이 생기잖아요?”

[인터뷰] 김상경 “‘사라진 밤’ 흥행 예감? 충분히 생명력 있는 작품”

■“항상 유쾌한 사람이고 싶어요”

배우로서 ‘항상 유쾌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그다. 그래서 촬영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다고.

“촬영 기간 어떻게 하면 재밌게 지낼까 고민해요. 스태프들 이름도 다 외우려고 하고요. 크랭크업 파티 땐 이들에게 어떤 이벤트로 감동을 줄까만 계속 생각한다니까요.”

워낙 말도 잘하는 터라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 왜 출연하지 않았는지가 의문일 정도였다.

“예전엔 제가 밝은 사람인 게 티나면 작품 속 제 연기가 무게감 없이 보일까봐 걱정했거든요.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도 안 했고요. 하지만 요즘 대중은 그 수준이 성숙해져서 배우의 실제 성격과 연기하는 캐릭터를 떼어놓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유쾌한 사람’으로 보여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렇다면 배우로서는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할까. 마지막 질문에 그는 조금 깊이 생각한 뒤 입을 뗐다.

“글쎄요. 제 소스를 갖고 전혀 다른 인물을 창조하는 게 연기라고 생각해서 그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우로서 여러 면을 보이는 게 제 자신에게도 보람이라고 느껴져 매번 변신하려고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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