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자기 여행-에도 산책> 조용준 지음, 도도 펴냄
![[스경의 한줄책] 한반도와 연결되어 있는 '일본 도자기 여행'](https://images.khan.co.kr/article/2018/05/17/l_2018051702000837100160071.jpg)
“그들의 역사에서 한반도 흔적을 지우려는
극우 일본인들의 시도는 집요하고도 끈질기지만
그들의 모든 것에
워낙 많은 ‘한반도DNA’가 남아 있어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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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비젠(黑備前)은 고대에 구워진 도자기 비젠야키의 한 종류로 남아 있는 당시 작품은 희귀하다. 이런 비젠야키의 중요 무형문화재 보유자, 즉 인간국보가 무려 다섯 명이다. 색깔만 검다고 모두 구로비젠은 아니다. 화려하지 못하고 언뜻 보면 칙칙하기 그지없어 별로 매력을 못 느낄 수도 있는 것이 비젠야키다. 필자도 처음에는 비젠야키에서 그다지 큰 호감을 갖지 못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이, 이 도기는 보면 볼수록 정이 붙으면서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치 세상을 초탈한 매력이랄까. - 121쪽
우리나라 주부들에게 제일 좋아하는 일본 도자기가 무엇인지 물었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노리다케’다. 그만큼 대중적이고 인기도 많다. ‘일본도기’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다수의 도자기와 숙련된 장인, 생산 설비를 잃고 전쟁 이전의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없게 되자 전후 일시적으로 노리다케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고 ‘로즈 차이나’란 이름으로 수출을 했다. 자신들의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 품질관리에 대한 엄격한 정신 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 후 다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자 노리다케 이름을 다시 사용했다. - 218쪽
에도 중기가 되면서 금붕어는 송사리와 함께 서민의 애완용 어류가 되어 대중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당시는 유리 어항은 매우 고가였기 때문에 도자기로 만든 어항에 금붕어를 넣고 위에서 보는 감상법이 일반적이었다. 태평양전쟁 때는 ‘금붕어를 기르는 집에는 폭탄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금붕어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전쟁 중에 살아 있는 금붕어 구하기가 가능했겠는가. 그리하여 꿩 대신 닭이라고 도자기로 만든 금붕어 장난감이 불티나게 팔렸다. - 415쪽, 419쪽
도자기만큼 한일 관계, 한일 역사의 쟁점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주제도 드물다. 일본 도자기를 공부하다 보면 한일 역사에서 우리가 어떤 부분을 공부해야하고, 앞으로 더 파헤쳐야 하는지, 그래서 우리의 시금석으로 삼아야 하는지 그 길이 저절로 보인다. -5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