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시모어 번스타인 지음, 장호연 옮김, 마음산책 펴냄
![[스경의 한 줄 책] 삶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https://images.khan.co.kr/article/2018/05/20/l_2017091302000635600141231.jpg)
“나는 진실하게 쓰이고,
대단히 조직적이면서 깊고도 개인적인
무엇을 전달하는
음악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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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대한 대가들의 작품을 연주할 때면 나도 음악처럼 체계와 조직을 갖추고 소통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내게 음악은 되고 싶은 존재의 모범 같은 겁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생각을 제자들에게 전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가 음악처럼 될 수 있다면 우리에게 엄청난 혜택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음악은 무엇일까요? 간단한 대답은 감정의 언어라는 것이 되겠죠. 나는 진실하게 쓰이고, 대단히 조직적이면서 깊고도 개인적인 무엇을 전달하는 음악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꼭 클래식 음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71쪽
“나도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요. 모든 연주자가 공연 전에 어느 정도 불안에 시달립니다. 모두가 심각하게 겪는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연주자들은 무대 공포증에 대해 압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죠? 이겨내려면 열심히 연습해서 무대 공포증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연주를 하도록 하면 됩니다. 이걸 없앨 수는 없어요. 자신이 하는 일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여러분은 초인적인 무엇을 해야 해요.” -33쪽
“부끄럽게 들리지만 아버지와 랍비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나는 죄의식을 느꼈죠. 부모도 어떻게 보면 교사이고, 세상에는 나쁜 피아노 교사보다 나쁜 부모가 훨씬 더 많습니다. 나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 아버지와 몇몇 피아노 선생이 내게 가르려준 것을 잊으려고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쁜 피아노 선생은 물론 바꾸면 그만이죠. 그러나 부모와 아이는 생물학적으로 연계되어 있어요. 부모와 아이가 서로 의절할 수는 있겠지만, 생물학적 연은 끊을 수가 없습니다.” -122쪽
“부모가 우리에게 한 일은 우리 영혼에 흉터로 새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요. 영원히 그곳에 남죠. 나는 흉터를 치료하기 위해 아버지가 내게 한 일을 의도적으로 승화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다시 말해 기억을 무의식으로 치워버리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나를 무의식적으로 괴롭힐 테니까요.” -1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