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너머로 유혹하는 책표지에 대한 사색 '책이 입은 옷'

입력 : 2018.09.14 16:39

<책이 입은 옷>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마음산책 펴냄

[스경의 한 줄 책] 그 너머로 유혹하는 책표지에 대한 사색 '책이 입은 옷'

“내용에 걸맞은 표지는

내 말이 세상을 걸어가는 동안,

독자들과 만나러 가는 동안

내 말을 감싸주는

우아하고 따뜻하며 예쁜 외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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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완성되고 세상에 입장하려 하는 순간에서야 표지가 나온다. 표지는 책이 탄생했음을 내 창조 과정이 끝났음을 표시한다. 내 손에서 독립해 자신의 생명을 갖게 됐다는 사실을 책에 쾅쾅 도장 찍는다. 작업이 마감됐음을 알려준다. 출판사에 표지는 책이 도착했음을 의미하지만 내겐 이별을 의미한다.” -23쪽에서

“아무튼 표지는 작가와 이미지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강요한다. 강요된 관계이기 때문에 극도의 소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난 당장 멀어지고 싶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표지는 내 말을 만지고 내 말에 옷을 입힌다.” -26쪽에서

“독자와 책의 관계는 이제 책 주변에서 움직이는 열두 명 남짓 사람들의 매개를 통해 훨씬 더 많이 형성된다. 작가인 나와 텍스트, 우리만 있는 게 아니다. 발가벗은 책의 침묵, 그 미스터리가 그립다. 보조해주는 자료가 없는 외로운 책 말이다. 예상할 수 없고 참조할 것 없는 자유로운 독서를 가능케 하는 미스터리. 내 생각에 발가벗은 책도 스스로 설 힘이 있다.” -48~49쪽에서

“완벽한 표지는 뭘까? 존재하지 않는다. 표지 대부분은 우리의 옷처럼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79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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