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버닝썬 전 직원 “마약거래는 버닝썬 아닌 다른 클럽서…은밀한 사이트도 있다”

입력 : 2019.02.02 13:37 수정 : 2019.02.0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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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빅뱅 승리가 최근까지 이사로 있었던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은 약물 성폭행 의혹에 이어 클럽 내 마약 거래와 투약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버닝썬’에서는 과연 마약 거래가 이뤄졌을까.

스포츠경향은 1일 강남 일대 여러 클럽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ㄱ씨를 만나 그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약 거래와 투약 실태에 대해 들었다. 그가 폭로한 이야기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가 경찰에 입건된 김모씨가 1일 오전 성추행과 업무방해 등 혐의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가 경찰에 입건된 김모씨가 1일 오전 성추행과 업무방해 등 혐의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은 지난해 11월 24일 발생했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모(28) 씨가 온라인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찰관들이 버닝썬에서 뇌물을 받는지 조사해 달라’는 호소하는 글을 올리며 세간에 알려졌다.

김씨는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됐다”며 “한 여성이 클럽 직원에게 끌려가는 것을 발견하고 여성을 도와주려다 클럽 직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출동한 경찰의 과잉 진압을 폭로했다.

사건은 잊혀지는 듯했으나, MBC가 최근 사건 당일 CC(폐쇄회로)TV영상 일부를 공개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한 여성이 클럽 직원에게 머리채를 잡혀 끌려나가는 영상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지난 11일에는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공식 트위터에 “데이트 강간 마약으로 알려진 GHB(일명 물뽕) 약물을 사용해 봤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 또 다른 환각제나 최음제 사용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의 제보를 기다린다”라는 글을 올리며 세간의 시선이 ‘버닝썬’을 비롯한 강남 클럽으로 쏠린 상황이다.

본지 인터뷰에 응한 ㄱ씨는 “마약으로 인해 점점 망가져가는 강남 클럽 문화가 이번 사건으로 정화되길 바란다”며 빅뱅 승리가 ‘버닝썬’ 이사로 합류하게된 상황부터 ‘버닝썬’을 둘러싼 마약 투약과 거래 등에 대해 가감없이 알려줬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트위터

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트위터

- 승리는 어쩌다 클럽 사업에 발을 들였나.

“승리는 2015년 동료가수 ㄴ씨에 이끌려 당시 핫플레이스였던 ㄷ클럽을 찾았다. 처음엔 가끔, 후엔 자주 클럽을 찾아왔고 승리는 그의 테이블을 담당한 직원의 소개로 ㄷ클럽에 있던 영업진을 비롯한 다수의 직원과 함께 ‘버닝썬’을 운영하게 됐다. 승리 테이블 담당 직원은 현재 ‘버닝썬’ 공동대표이면서 클럽이 위치한 호텔 사내 이사 이모씨다”

버닝썬 입구. 연합뉴스

버닝썬 입구. 연합뉴스

-세간의 소문대로 ‘버닝썬’에서는 실제로 마약거래가 있었나.

“클럽에서 사실상 금전적인 마약 거래는 이뤄질 수 없다. 후에 경찰에게 발각됐을 경우 함정수사에 빠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클럽에서 만나 마음이 맞으면 애프터 장소에서 ‘하파(하우스파티)’가 이뤄진다. ‘하파’는 하우스파티의 준말로 마약을 함께 공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때 마약거래가 있을 수는 있지만 클럽 내에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하파’는 어디서 이뤄지나.

“장소는 다양하겠지만 승리와 함께 ‘버닝썬’을 운영하던 직원들의 애프터 영업 장소는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ㄹ클럽니다. ‘버닝썬’에서 마음이 맞은 이들, 강남에서 ‘약 좀 한다’는 사람들은 다 그곳으로 모인다. ㄹ클럽은 입구부터 깜깜해 서로 얼굴 식별이 힘들 뿐더러 쾌쾌한 냄새로 가득하다. 그 곳에서 실질적인 마약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로폰.

필로폰.

-거래되는 마약 종류는 주로 무엇인가.

“‘떨’ ‘잔디’ 등으로 불리는 대마초 거래가 가장 빈번하다. 지방이나 서울 외곽 등지에서 퍼지기 시작한 액상 전자담배형 마약도 있지만 워낙 질이 떨어져 강남에선 거래되지 않는다. 일명 뽕, 물뽕, 캔디 등으로 불리는 필로폰, GHB 류의 마약 거래도 활발하다. 금액 대는 필로폰의 경우 주사기 칸 수로 계산해 거래 되는데 한 칸 당 30만 원~100만 원으로 거래된다”

-마약 거래가 그렇게 쉬운가.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다. 처음 판매자와 연결되기까지가 힘들고, 연결된 이후엔 비교적 쉽다. 요즘엔 마약이 대중화 돼 인터넷 사이트나 메신저 어플 등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 다만 직접 얼굴을 대면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판매자가 상품을 특정 장소에 놓아둔 뒤 돈이 입금된 것을 확인 후 해당 장소를 알려주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특히 국내 수사망을 피하기 쉬운 중국 채팅 어플을 통해 판매자의 호객 행위가 이뤄진다”

영화 ‘아저씨’ 장면 갈무리

영화 ‘아저씨’ 장면 갈무리

-‘물뽕’ 등 약물 성폭행도 실제로 벌어지고 있나.

“논란이 된 일명 ‘물뽕’은 ‘몰래퐁당’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클럽에서 남자가 여자와의 하룻밤을 위해 몰래 사용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가 넘쳐난다. 가해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사이트가 있다. ‘조각 모임’이라고 지칭하는데, 강남 클럽 테이블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서로 모르는 남성들이 모여 클럽 테이블을 예약한다. 주로 그들이 ‘물뽕’을 구매해 사용하는데 직장인이거나 아주 가끔 클럽을 찾는 일반인들이 대부분이다. 그 테이블에서 제일 먼저 여성을 데리고 나가 하룻밤 잠자리에 성공한 경우 사이트에 후기를 올리기도 한다”

ㄱ씨가 제보한 일명 ‘조각모임’ 사이트

ㄱ씨가 제보한 일명 ‘조각모임’ 사이트

-그럼에도 알려진 ‘물뽕’ 피해자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뽕’은 섭취한 뒤 장을 통해 몸에 흡수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피해자인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단지 그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셨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할 뿐이다. 또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인지 하더라도 대부분의 성폭력, 강간 피해자들이 그렇듯 신고를 해서 본인의 신상이 공개될까봐 알리지 않거나 신고 후 고소를 취하하기도 한다”

-클럽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마약 거래와 투약행태에 대해 상세하게 알고 있는데 경찰은 정말 모를까.

“강남 일대의 업장들은 경찰에 주기적인 상납을 한다. 하지 않으면 미성년자 단속과 같은 이유로 불시 검문이 들어와 영업을 흐리기 때문이다. 지구대는 말할 것도 없다. 영화를 보면 정의로운 경찰들이 많지 않나. 그때마다 ‘왜 내가 아는 경찰들은 저런 사람이 없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인터뷰를 마치고, ㄱ씨가 애프터 클럽 장소로 지목한 ㄹ클럽을 찾았다. 평일 대낮, 문 닫힌 그 곳은 마약 거래와 투약이 이뤄지는 곳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한 식당 입구처럼 보였다.

주변 상인들에게 클럽의 존재를 알고 있는지와 그로 인한 피해는 없는지 물었다. 주변의 한 매장 직원은 “클럽에 있던 사람들이 뜬금없이 상가 유리를 부숴 피해를 입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상점의 주인은 “저 클럽이 아침이고 낮이고 하도 난동을 피워서 문제가 많다. 민원을 넣는다고 해결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소로 지목된 ㄹ클럽의 관계자는 “손님들이 난동을 피운 사실에 대해 들은 바가 없으며 업소가 오전 8시~9시면 영업을 종료하기때문에 낮에 난동을 핀 사실이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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