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물가는 2.4% 실제물가는 0.8%…물가괴리 1년 만에 최대

입력 : 2019.02.10 14:58

지난달 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 물가는 2%를 유지했지만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지난달 2.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다. 체감·실제 물가 사이의 격차가 1.6%포인트에 달한 것으로 2018년 1월(1.7%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진 수치다. 물가인식은 한국은행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 모습. 연합뉴스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물가와 공식 물가 간 괴리는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는 460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 다른 품목에서 물가가 내리더라도 농산물, 외식비, 교통비 등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통계청 소비자물가를 보면 석유류는 작년 1월보다 9.7% 떨어진 반면 농·축·수산물은 2.5%, 외식비는 3.1%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일 경우 가계 씀씀이가 쉽게 늘지 않는다.

이정재 숭실사이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가 커진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물가인식은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소비자 구매력 확대 등 체감 물가 상승 요소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두 물가 사이의 괴리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평균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1.5%로 주요 7개국(G7) 평균치인 2.1%보다 0.6%포인트 낮았다.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1.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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