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 “‘롱 리브 더 킹’ 지금까지 연기 중 가장 좋았다네요”

입력 : 2019.06.20 08:48
배우 김래원,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배우 김래원,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주변에서 다들 지금까지 연기한 것 중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이하 <롱 리브 더 킹>) 속 연기가 가장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해바라기>에 많이들 비유하던데, 10년 전인 그때보다 시야가 더 넓어졌고 내면적으로도 성숙해져서 나아진 걸 거예요. 제가 다르게 보인다고들 하던 걸요. 그래서 말했죠, ‘내가 왜 강윤성 감독을 계속 말하는지 알겠지?’라고요.”

배우 김래원은 강윤성 감독에게 폭 빠져 있었다. 데뷔 22년차인 그가 누군가를 이리도 신봉하는 건 꽤 낯선 풍경이었다. 흡사 신앙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영화 흥행 여부와 상관 없이 강윤성 감독이 불러만 준다면 다시 작업해보고 싶어요. 아주 작은 역이라도요. 제가 가진 것 10개 중 8개까지 꺼내 연기할 수 있었다면, 강 감독은 9개를 꺼내줄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거고요.”

김래원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신작 <롱 리브 더 킹>을 내놓는 설렘과 행복했던 작업기, 그리고 강윤성 감독을 향한 예찬 등을 쏟아냈다.

[인터뷰] 김래원 “‘롱 리브 더 킹’ 지금까지 연기 중 가장 좋았다네요”

■“스스로 연기하게끔 한 강 감독, 제가 좋은 도구가 된 것 같아요”

대체 강윤성 감독의 어떤 점에 반한 것일까.

“강 감독이 바라는 연출과 연기 스타일, 그리고 그가 가진 감성 모든 게 제게 잘 맞았어요. 또 하나, 리더로서 인품을 갖췄고요. 막내 스태프들 얘기 하나에도 귀 기울이고 존중하거든요. 영화라는 게 사람 사는 얘기를 다루는 거니 서로 다를 수 있는 의견까지도 존중해서 영화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정말 현명한 사람이예요.”

김래원과 딱 맞아들었다는 ‘바람직한 연기 스타일’은 뭐였을까. 그대로 질문을 던지니 진지하게 대답하는 그다.

“어떤 감독들은 배우들에게 연기 디렉팅을 할 때 나는 법을 가르치려 하는데, 강 감독은 그게 아니라 ‘넌 날 수 있어. 날아봐’라고 계속 말해줘요. 주연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에게요. 촬영도 현장 상황에 맞춰 융통성 있게 바뀌고, 다들 너무 즐거워하는 현장이었죠. 가끔 <롱 리브 더 킹>을 아예 다시 찍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더 좋은 영화가 나올 거란 미련이 남아서가 아니라, 아예 다른 영화는 나올 것 같아서요.”

강 감독의 전작 <범죄도시>마저도 다시 보인단다.

“그동안 <범죄도시> 작품성과 흥행을 배우의 공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잖아요? 전 그보다는 모든 배우의 밸런스가 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독에 대한 확신이 있었거든요. 그것때문에 이번 작품도 무조건 믿고 가게 된 거고요. 함께 작업해보니, 인격에서 나오는 아우라와 리더십이 배우들을 저절로 따라가게끔 하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 겸손한 것 아니냐고 하니 손사래를 쳤다. 웃음기도 가신지 이미 오래였다. 굉장히 중요한 얘길 전하고 있다는 듯, 입술을 다부지게 놀려가며 꾹꾹 눌러 말했다.

“정말 있는 그대로 말하는 거예요. 제 연기가 매끄럽게 느껴졌던 것도, 다 감독이 조절해서 나온 거니까요. 연설 장면도 전 처음 대본 읽을 땐 그리 감동적이지 않았는데, 대본 리딩부터 감독이 제 연기 리허설을 보고 울었다고 분위기를 몰고 가더라고요. 촬영 몇 달 간 그렇게 몰아가니, 저도 모르게 정말 감동을 받아 연설 장면을 찍고 있던 걸요.”

[인터뷰] 김래원 “‘롱 리브 더 킹’ 지금까지 연기 중 가장 좋았다네요”

■“극 중 김동률 노래 부르는 장면, 매력의 시작이었죠”

<롱 리브 더 킹>의 또 하나 매력은 김래원의 멜로 연기를 오랜만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제가 했던 멜로 연기 중 가장 쉬웠던 것 같아요. 장면이 몇 개 없었거든요. 하하. 제작사가 이 영화를 ‘액션정치물’이라고 할때 전 ‘멜로’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감독 역시도 ‘제대로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단추가 잘 끼워진 것 같아요.”

그는 ‘장세출’ 역을 맡아 ‘강소현’(원진아)와 옥신각신하다 사랑에 빠지는 ‘순정마초’ 매력을 펼친다. 특히 노래방서 김동률의 ‘사랑한다는 말’을 부를 땐 로맨틱 지수가 급상승할 정도다.

“목포 건달인 ‘장세출’이 김동률 노래를 부를 때 매력이 시작됐다고 봐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사실 공감하진 않았는데, 감독이 그러더라고요. 목포 건달이 그 노래 부르면 멋있잖아~! 그런데 완성본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겠던데요.”

강 감독과 만족스러운 작업을 마쳤으니 긍정적인 변화도 기대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히려 걱정되던 걸요. 진선규도 그러더라고요. 강 감독 장르 안에서 날개짓 하다가 다른 곳으로 가면 당황할 수도 있다고요. 이 작품으로 성장했다기 보다는 좋은 도구로 잠깐 쓰였을 뿐이니, 더 성장하려면 강 감독 메가폰 안에서 또 한 번 훈련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탓에 앞으로 행보나 연기에 대해선 부담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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