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 하고 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6경기 5패vs10경기 8승2패. 평균자책은 8.01vs1.46.
양현종(31·KIA)이 질주하고 있다. 낯설만큼 부진했던 4월까지와는 너무 다른 5월 이후를 만들어가며 모두가 알던 그 양현종으로 되돌아왔다.
양현종은 지난 23일 LG전에서 승리하며 시즌 8승째를 쌓았다. 5월19일 한화전 승리를 시작으로 7경기째 연속 승수를 쌓은 양현종은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잘 던지다가도 한 번 맞기 시작하면 난타를 당해 무너졌던 4월의 양현종과 5월 이후의 양현종은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양현종은 세 가지 변화를 짚고 있다.
어깨에서 힘을 뺐다. 양현종은 원래 와인드업 때 다리와 팔까지 최대한 끌어모으는 극단의 하이킥으로 투구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지금은 팔을 비교적 덜 올린다. 릴리스포인트도 조금 앞으로 끌고나왔다. 양현종은 “초반에 힘으로 던지다 많이 맞았다. 최고구속은 한 두개 잘 나와도 평균구속이 140㎞ 정도밖에 나오지 않을 때라 무조건 세게 던지려다보니 오히려 맞았다”며 “5월 이후 힘을 빼고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다. 원래는 갖다때리는 스타일이라 지금 힘을 다 못 쓰는 느낌이지만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변화구 컨트롤이다. 양현종은 우타자에게 체인지업, 좌타자에게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는다. 그러나 시즌 초반 직구 평균구속은 떨어지고 변화구들이 모두 밋밋하게 들어가자 맞아나가는 타구가 많이 나왔다. 양현종은 직구 구속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변화구를 통한 완급조절을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타자들에게 수많은 질문을 했다. 양현종은 “‘변화구를 노려치기도 하느냐’고 물어봤다. ‘변화구 2개를 생각하면서 치는 타자는 있어도 노려치는 타자는 없다’고들 했다”며 “변화구가 밋밋해서 직구 타이밍에 맞는구나 생각하고 변화구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특히 직구 구속을 회복하지 못했던 4월말의 양현종은 상황별로 체인지업 구속을 늦춰 완급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했다. 양현종은 “(이)명기 형이 말해줬다. 변화구 구속이 직구와 10㎞ 이내 차이일 때는 직구 타이밍에 바로 맞는다고 했다. 그래서 변화구 강약조절에 신경을 썼고 5월 들어가면서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초구에 핵심을 두고 볼 배합을 했다. 공 자체가 전처럼 완벽하지 않다면 어떻게든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대부분 타자들이 양현종을 상대할 때는 몸쪽 코스, 그리고 체인지업을 예상하고 타석에 선다. 구위와 제구가 좋을 때는 상대가 알아도 못 치지만 올해는 개막 이후 바닥을 찍고 점점 회복을 향해 달려야 했던 양현종은 ‘기본’으로 돌아가 초구와 공격적 피칭에 신경을 쏟았다. 양현종은 “4월까지는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려고 했는데 요즘 타자들은 이미 150㎞대 공도 몰리면 바로 쳐낸다. 고민을 했고, 무조건 초구에 스트라이크든 파울이든 나오게 해서 카운트를 내쪽으로 유리하게 가져가야 변화구를 던져도 타자들이 못 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양현종이 시즌 7승째를 거둔 지난 18일 SK전은 양현종의 이 고민이 결과로 아주 잘 드러났다. 공격적으로 스윙하며 한 방에 노려치는 SK 타자들을 상대로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양현종은 이날 상대한 25명 타자 중 19명을 4구 이내로 처리할 수 있었다.
2014년부터 본격적인 이닝이터의 경력을 시작한 양현종은 지난 5년간 한 번도 부진한 적이 없었다. 오랜만에 바닥을 찍은 4월은 새삼스러운 교훈을 일깨워주었다. 양현종은 “결국 내가 잘 해야 떳떳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올해 처음으로 투수 최고참이 되다보니 투수 후배들한테 여러 이야기도 해줘야 되는데 내가 못하니까 창피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코치님이 그 역할을 다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게 돼 죄송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그나마 좀 떳떳해졌다”고 웃었다.
4월의 양현종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매경기를 마치면 스스로에게 숙제를 만들어 다음 경기에는 해결하고 조금이라도 좋아지고자 애를 썼다. 그 결과 힘들었던 4월의 자신과는 작별할 수 있었다. 여름의 양현종도 계속 같은 고민과 노력을 할 계획이다. 양현종은 “초반에 안 좋을 때 이대진·서재응 코치님과 전력분석팀 형들, 그리고 이명기 형이나 김주찬·최형우·나지완 형, 포수 (한)승택이에게 많이 물어봤고 덕분에 조금씩 회복할 수 있었다”며 “지금도 나는 100%가 아니다. 그래도 잘 되고 있으니 더 욕심 부리지 말고 끝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