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바다거북의 성비를 결정한다고?

입력 : 2019.10.22 13:10
2018년 8월29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변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바다거북 방류행사’에서 구조·치료를 받은 바다거북이 바다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8월29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변에서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바다거북 방류행사’에서 구조·치료를 받은 바다거북이 바다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 새끼의 성비가 교란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알이 묻혀있는 모래의 온도가 29.7도 미만이면 수컷, 그 이상이면 암컷이 되는 탓에 새로 태어나는 바다거북 새끼들이 암컷 일색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취약종’인 붉은바다거북의 최대 번식지 중 하나인 북대서양 섬나라 카보베르데에선 현재 새로 태어나는 새끼의 84%가 암컷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매년 여름 카보베르데에서 현지 조사를 진행해 온 스페인 과학자 아돌프 마르코는 “20∼30년 내에 수컷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더는 번식할 수 없다는 말”이라고 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5년(2015∼2019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더웠던 기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보베르데도 1964년 이후 평균 기온이 1.3도 올랐다.

이런 현상은 다른 바다거북 번식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 푸른바다거북의 암컷 비율이 65%에서 78%로 높아지는 현상이 관측됐고,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 연구진도 최근 플로리다 해변에서 태어나는 바다거북의 최소 90% 이상이 암컷이란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바다거북 관광이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카보베르데의 전문가들은 바다거북이 낳은 알을 파내 더 시원한 장소로 옮기는 등의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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