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트랜드젠더 합격자 결국 입학 포기 “반대 목소리 두려움 컸다”

입력 : 2020.02.07 17:45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한 트랜스젠더의  입학을 두고 숙명여대  교내 게시판에 찬성과 반대를 나타내는 대자보가 나란히 붙어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한 트랜스젠더의 입학을 두고 숙명여대 교내 게시판에 찬성과 반대를 나타내는 대자보가 나란히 붙어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으로 숙명여대 법학대학에 합격한 트랜드젠더 ㄱ씨(22)가 결국 등록을 포기했다.

연합뉴스의 7일 보도에 따르면 ㄱ씨는 “입학 등록을 포기한 것이 맞다”며 “반대 목소리에 두려움이 커져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ㄱ씨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숙대 등록 포기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입학을 포기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되고 반대 당한다”면서 “대학을 가고자 하는 당연한 목표 조차 누군가에게는 의심과 조사의 대상”이라고 적었다.

이어 “미지의 존대에 대한 공포는 더 알아가고자 하는 호기심이 돼야지 무자비한 혐오여서는 안 된다”며 “혐오를 멈추었을 때 사회의 다양한 가치들을 이해하고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공동체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

ㄱ씨는 숙대 입학을 포기하는 대신 2021년 대학 입시를 다시 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성전황 수술을 바든 ㄱ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숙명여대 2020학년도 신입학전형에 최종합격했다. 당시 ㄱ씨는 법대에 지원하는 데 가장 큰 동기를 보여한 사람이 국내 첫 트랜스젠더 법조인 박한희 변호사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화 여성주의 연합을 비롯한 21개 여대 페미니즘 단체들은 지난 4일 ㄱ씨의 숙명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남자들은 본인이 여자라고 주장한다면 남성기를 그대로 가지고 여성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여성의 공간과 기회를 마음껏 침범할 수 있게 된다”며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고 남자들이 힘을 얻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고 했다.

이밖에도 숙명여대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는 ㄱ씨의 입학을 환대하는 내용을 담은 온라인 지지 운동을 벌이며 찬반논쟁이 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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