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다소 부담스런 감성 멜로

입력 : 2020.04.27 10:56 수정 : 2020.04.27 13:20
첫 신고식을 마친 tvN 주말극 ‘화양연화’. 첫사랑의 아련함을 떠올리게 했지만 섬세한 서사의 미흡함을 드러냈다. 사진 tvN

첫 신고식을 마친 tvN 주말극 ‘화양연화’. 첫사랑의 아련함을 떠올리게 했지만 섬세한 서사의 미흡함을 드러냈다. 사진 tvN

주말극 ‘화양연화’가 첫 신고식을 마쳤다.

tvN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의 1, 2화는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는 영화 ‘러브레터’나 ‘건축학개론’을 연상시키며 어른들의 감성 멜로를 충족시켰다.

믿고 보는 배우 이보영, 유지태의 열연을 보여준 1화는 시청자들의 옛 추억을 건드렸다. 잔잔하고 설레는 피아노 연주로 시작된 둘의 우연한 만남이 데자뷰되면서 ‘한재현’(유지태)와 ‘윤지수’(이보영)의 현재 그리고 근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기대감으로 시작한 첫 회라면 2회는 다소 주춤했다. 경쟁드라마가 없는 일요일임에도 시청률은 5.4%에서 4.4%(닐슨코리아 기준)로 내려앉았다. 드라마의 무엇이 문제였을까?

‘화양연화’ 아련한 첫사랑으로 비롯된 중년의 사랑이야기, 시청자에게 셀렘을 가져다줄까? 사진 tvN

‘화양연화’ 아련한 첫사랑으로 비롯된 중년의 사랑이야기, 시청자에게 셀렘을 가져다줄까? 사진 tvN

‘한재현’의 감정선이 혼자 너무 나갔다. 지나온 세월을 무시하고 너무나 빠르게 20대 감정으로 돌아가버렸다. 기사에게 ‘윤지수’의 스토킹 아닌 스토킹을 지시하거나 부인의 재력으로 ‘윤지수’의 장갑을 사러 가는 등 ‘한재현’의 행동은 보는 이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남자 주인공에게 느껴야 할 멜로 판타지가 급 식어버리게 만든 것이 큰 폐착이었다.

주인공 이외 캐릭터들은 매우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실소를 자아냈다. 25년을 이어온 지난한 짝사랑에 목메는 ‘주영우’(이태성)과 성격 파탄 재벌 딸 ‘장서경’(박시연)처럼 말이다.

더욱이 2화는 특별한 서사 없이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강요하는 격이었다. 두 주인공의 20년이란 세월의 벽을 느끼고 넘으며 출발할 새도 없었다. 셀렘은 20대 아역으로 충분히 풀어내야 했다. 손정현 감독의 전작 ‘키스 먼저 할까요?’ 초반에 보여준 섬세한 터치의 감정선은 어디로 간 걸까?

대중문화평론가 은구슬은 손감독의 전작으로 향후 전개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은 평론가는 “이보영의 과거, 이혼사유 그리고 유지태와 헤어진 배경, 운동권 에피소드, 감옥 투옥 이유 등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과거들이 두 사람의 미래를 열어가는데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지가 흥행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tvN ‘화양연화’는 토·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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