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원한 재난지원금이 사실상 소진되면서, 생산자물가지수가 서서히 반등하는 모습이다. 반면 급격히 치솟았던 농·축·수산물의 출고가는 하락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5%상승한 102.52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도 뒤따라 오르게 된다. 생산자 물가지수가 상승한 건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공산품 물가가 이끌었다. 전월대비 1.0% 올라 지난해 12월(0.2%) 이후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으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경유(23.8%)와 휘발유(32.4%) 등 석탄 및 석유제품이 21.1% 뛴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1.6% 하락했다. 특히 쇠고기(-5.9%), 돼지고기(-1.2%) 등 축산물의 하락폭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소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 위주로 5월 재난지원금 효과가 크게 작용한 데 대한 반작용으로 6월 생산자 물가가 소폭 하락했다”면서 “돼지고기는 공급량도 감소했지만 5월 상승에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배추(-32.5%)와 감자(-37.0%), 양파(-25.2%), 물오징어(-30.1%), 우럭(-21.8%) 등 농산물과 수산물도 전월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지수는 가정 내 식재료 소비 증가와 재난지원금 등의 영향으로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해왔다.
외식업계에서도 재난지원금 소진에 따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결제 방법 중 ‘만나서 결제’ 비율은 전월인 6월보다 3.9% 감소했다. 재난지원금은 배달 앱 사용 시 사전 결제 방식이 아닌 ‘만나서 결제’로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재난지원금의 소진 여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의 성격을 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구체적인 건수나 비율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7월 현재 ‘만나서 결제’ 비중은 (재난지원금 지원 전인) 지난 4월과 비슷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