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데 이어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유충 관련 보고가 잇따르면서 이를 걸러내기 위한 수돗물 필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지역의 생수 판매량 역시 급증하는 모습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샤워기 필터와 싱크대 정수 필터, 샤워 헤드 등 정수 관련 제품의 판매량은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샤워기나 주방 수도꼭이에 장착해 사용하는 필터의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정수 필터를 설치하면 유해물질과 염소를 제거할 수 있는데다 필터 내 항균볼 기능이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를 막아주고 악취를 없애주는 기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나 이들 제품 대부분이 투명한 형태로 제작돼 유충 등이 있을 경우 발견하기도 쉽다.
먼저 홈플러스에 따르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직후인 13일 부터일주일간 필터샤워기, 주방씽크헤드, 녹물제거샤워기 등 샤워·수도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신장했다. 특히 인천지역 매출은 265%나 뛰었으며, 경기지역 전체도 전국 평균 대비 높은 67%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에서도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인천 지역(동인천·계양·연수·인천공항·검단점)에 위치한 점포의 수도 용품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986.7%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G마켓에서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샤워기 필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0% 신장했다. 옥션에서도 이 제품 판매가 560% 늘었고, 같은 기간 11번가에서 샤워기수전 카테고리(상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663%)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샤워헤드는 20.8%, 정수 필터는 119.2% 더 팔렸다.

미디어커머스기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수연, 강민준 각자대표)은 자사 위생습관 브랜드 휘아의 바른샤워기가 일주일 새 판매량이 200%까지 급증했다고 20일 밝혔다.
마시는 생수 매출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GS25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인천 서구(부평·계양·강화 등)에 위치한 주요 점포 50곳의 생수 매출은 전주(8~12일) 대비 191.3% 신장했다. 전국 기준 10.5% 오른 것에 비해 약 20배나 높은 수치다. 특히 대용량 제품들의 매출 증가폭이 컸다. 2ℓ 생수 매출이 251.5% , 500㎖ 생수 매출도 169.4% 올랐다. 인천지역의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한 점포에서는 생수 2000개 주문이 들어온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또한 이 기간 전국 생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했으며, 특히 인천과 경기 지역 매출은 30~60%의 신장세를 보였다고 밝혔고, 이마트 역시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생수 매출이 전년 대비 3.6% 오른 데 반해 인천 지역 생수 매출은 3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 씨유(CU)도 인천 서구 지역 생수 매출이 전주 대비 50%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돗물에서 유충 추정 벌레가 발견되면서 샤워기 필터와 생수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관련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인천 지역에서 처음으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 신고가 접수된 뒤 현재 인천 뿐 아니라 서울과 경기 충북 청주, 경기 파주 등에서도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돼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