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미도,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배우 이미도에겐 ‘유쾌한 매력’이 빛난다. 결혼·출산 이후 사생활을 감추는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엄마의 개인생활’ 시리즈를 올리며 웃음을 주고 있다. 그의 센스에 많은 이가 위로 받고 즐거워했다.
“유명인으로서 장점은 사람들을 대변하거나 공감해줄 수 있는 거예요. 저도 배우이기 이전에 보통의 엄마잖아요? ‘엄마의 개인생활’은 SNS로 그런 삶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건데, 많은 사람이 치유하거나 응원받았다는 댓글을 남기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저 역시 응원 받는 것 같아 치유되고 있어요.”

이미도 SNS 속 ‘엄마의 개인생활’ 시리즈.
이미도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신작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출연 소감 뿐만 아니라 결혼과 출산이 가져다준 변화, 40대 입성을 앞두고 꾸는 꿈 등 소탈한 삶의 이야기들을 공개했다.
![[인터뷰] 이미도 “SNS ‘엄마의 개인생활’, 치유 주고받고 싶어요”](https://images.khan.co.kr/article/2020/10/08/l_2020100802000301300052633.jpg)
■“난 양동근 ‘성덕’, 함께 연기하면서 더 반했어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양선’ 역을 맡아 ‘닥터장’(양동근)과 웃음 ‘케미’를 자랑한다. 그 중엔 그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장면도 많았다.
“극 중 ‘양송이’-‘브로콜리’라고 서로에게 애칭을 붙이는 장면이 제가 낸 아이디어 중 하나예요. 사실 대본 상엔 둘이 마주보고 말하는 장면이 단 하나도 없어서 ‘연인’이란 관계가 돋보이지 않았거든요. ‘양선’이 ‘닥터장’과 함께 있던 고교동창 ‘소희’(이정현)를 찾아가며 사건에 불이 붙는데, 찾아갈만한 이유를 줘야했어요. ‘닥터장’과 깊은 관계라는 걸 보여주려고 애칭을 설정했는데, 그 감정이 터져서 웃음으로 연결될 진 몰랐어요.”
함께 호흡을 맞춘 양동근은 그의 ‘연예인’이었다. 평소 팬을 자처할 정도로 좋아했다고.
“만날 때마다 ‘저 팬이었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좋아했어요. 양동근 선배가 연기할 땐 모니터링은 물론 카메라를 보면서 그의 연기를 바라봤죠. 외모와 예술성 모두 사랑했지만, 정말 팬이 됐던 이유는 ‘열심히 하는 열정’ 때문이었어요. 이번 현장에선 더 반했죠. 양동근 선배가 빛나는 걸 보면서 ‘정말 저 사람은 배우 아니면 안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를 가장 감동시켰던 순간도 있었다. ‘닥터장’이 감전되는 장면에선 연기에 대한 열정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단다.
“정말 끊임없이 감전되는 연기를 연습하더라고요. 감전되면 입술이 잇몸 안으로 착 말리는데, 그러기 위해선 잇몸이 건조해야 잘 된다고 대기하는 6시간 내내 입술을 말고 있더라고요.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감전당한 ‘닥터장’에 푹 빠져서 감정선을 이어갔어요. 대단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지 않아요?”
![[인터뷰] 이미도 “SNS ‘엄마의 개인생활’, 치유 주고받고 싶어요”](https://images.khan.co.kr/article/2020/10/08/l_2020100802000301300052634.jpg)
■“16년간 천천히 걸어온 배우의 길, 내리막 없이 긴 계단을 올라오는 것 같아”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로 데뷔한 이후 그는 늘 같은 속도로 걸어올라왔다. ‘시라노; 연애조작단’, ‘오싹한 연애’, ‘뷰티 인사이드’, ‘아빠는 딸’ 등 다수 영화와 ‘직장의 신’, ‘운명처럼 널 사랑해’, ‘착하지 않은 여자들’, ‘미세스캅2’, ‘동네변호사 조들호2-죄와벌’, ‘오 마이 베이비’ 등 드라마까지 섭렵하며 종횡무진했다.
“큰 내리막길 없이 등산로 초입에 길게 뻗은 넓은 계단을 올라오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더더욱 이번에 영화 주연을 맡았다는 것도 신기하고 요즘은 굉장히 고무적이에요.”
사실 일찍 정상을 밟지 못한 조급함도 있었다. 그러나 2016년 남편과 결혼은 그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엄마의 개인생활’ 시리즈.
“의외로 제가 자존감이 낮은 편이었어요. 결혼한 뒤 배우와 평범한 여자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어려웠고요. 영화 관계자들 앞에서 ‘아이 엄마라고 해도 되나’ 두려운 부분도 있었죠. 반면 아이 엄마들 사이에선 ‘배우는 직업이고 전 진짜 평범해요’라고 해도 불편해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제가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SNS를 시작했는데 ‘이미도’ 그 자체로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젠 자신감이 커졌어요.”
두 달 뒤면 40대의 선을 끊는다. 그가 꾸는 또 다른 꿈이 궁금했다.
“여러가지 계획하는 게 있어요. 아직 초기단계라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많은 이와 소통하고 공감해서 서로 치유받을 수 있는 작업이에요. 배우로선 이 작품과 종합편성채널 JTBC ‘18어게인’으로 동시출격하게 됐는데,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절 보여주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아들에겐 ‘열심히 사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우리 엄마, 아빠가 그렇게 살아서 저와 자매들에게 큰 원동력이 됐거든요. 부모님이 힘든 시기가 왔을 때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마음 지켜나갔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