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에 출연한 이스라엘 배우 갤 가돗이 고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아랍권 일부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중동 지역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집트 왕인 클레오파트라는 아랍인이나 흑인이 맡아야 한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이들 지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아랍 영토를 빼앗은 이들이 배역(클레오파트라)까지 빼앗았다” “수치스럽다” “할리우드는 생각이 있는가” 등의 노골적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갤 가돗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성의 눈을 통해 (패티 젠킨스 감독의)클레오파트라의 이야기를 전하게 됐다”면서 “클레오파트라는 내가 매우 오랫동안 얘기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영화 출연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많은 아랍인은 팔레스타인 문제, 수차례 중동전쟁 등의 이유로 이스라엘에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다. 특히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고대 프톨레마이오스(기원전 305년~기원전 30년) 왕조의 마지막 여왕을 지낸 매력적인 여성으로 이집트가 자랑하는 인물이어서 반발이 크다.
갤 가돗의 과거 행보도 아랍권에서 문제를 삼고 있다. 그는 지난 2004년 미스 이스라엘 선발대회 우승한 뒤 이스라엘군에서 2년간 복무한 이력이 있다. 또 2014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스라엘 방위군을 응원하는 글을 올려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갤 가돗의 출연을 두고 공방이 계속되자 ‘클레오파트라’ 각본가가 직접 나서 “클레오파트라는 마케도니아계 그리스인이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