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하의 러브월드

불법 포르노 스캔들, 폰허브 사태가 말하는 것①

입력 : 2020.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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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을 가리지 않는다. 인종이나 국가도 이곳에서는 모두 ‘위 아 더 월드’다. 한 가지 한 뜻으로 ‘사정’의 미학을 외치며 동영상을 찾아 헤맨다.

세계 최대의 성인 동영상 플랫폼 ‘폰허브(Pornhub)’는 그런 곳이었다. 제공하는 성인 동영상이 1300만개 이상이었다. 이곳은 야동의 성지고, 모니터 속의 종교였다.

지난 14일, 이른바 ‘폰허브 대란’, ‘폰허브 사태’라 불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작 3일 만에 1000만 개 이상의 성인 영상이 삭제됐다. 폰 허브에서 제공되던 성인 영상 중 80%가 넘는 양이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인터넷이 난리였다. 내가 즐겨보던 ‘야동’이 사라졌고, 내가 매주 챙겨보던 ‘명작’이 없어졌다고 떠들었다. 대개 이런 의견이었다. “도대체 이런 비극은 왜 일어난 것인가?”

[정윤하의 러브월드] 불법 포르노 스캔들, 폰허브 사태가 말하는 것①

나는 이런 반문을 던지고 싶다. “불법 동영상, 불법 촬영물이 버젓이 제공되는 사이트가 합법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부터 ‘비극’이 아닌가”라고.

일단 오해를 하나하나 풀어보자. 이번 ‘폰허브 사태’는 공권력이나 PC 주의자들에 의한 강제적 영상 삭제 대란이 아니다. 폰허브 본사 스스로가 영상을 삭제한 거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4일 보도했던 ‘폰허브의 불법 촬영물 방조 기사’의 여파로 마스터카드, 비자 등 글로벌 신용 카드사가 폰허브에 제공했던 결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선언하자, 폰허브가 스스로 영상을 지운 게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실제로 폰허브엔 수많은 불법 동영상, 불법 촬영물이 있었다. 일본 AV 작품은 불법 저작물로서 복제돼 올라왔다. 신작부터 구작까지 가리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수년간 방조하며 폰허브는 막대한 금전적 이익을 얻었다.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일반 남녀가 촬영한 성관계 영상부터 불법 촬영물 그리고 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까지 버젓이 올라가 있었다. 이런 영상들도 수만에서 수백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사실 폰허브 사태는 예정됐던 일이었다. 성인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이젠 그 범위가 어둠을 무기로 돈을 번다는 개념을 초월하기 시작했으니까.

폰허브 대란 등으로 불리는 이번 사태는 앞으로 열릴 성인 콘텐츠 시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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