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스위트홈’ 높은 관심, 데뷔 31년 만에 이런 일이”

입력 : 2021.01.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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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 사진제공|25비87

배우 김현, 사진제공|25비87

배우 김현이 데뷔 31년 만에 빛을 봤다.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슈퍼 안주인 ‘선영’ 역을 맡아 전세계 팬들에게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조금 더 편하게 저라는 배우를 홍보할 수 있는 계기였어요. 워낙 파급력이 세니까요. 31년을 달려오니 이런 일도 생기네요. 미국에 있는 친구까지도 드라마 잘 봤다고 연락이 왔어요. 다시 데뷔한 느낌까지 들었어요.”

김현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스위트홈’에 참여한 소감과 이시영, 이진욱 등과 호흡 맞춘 뒷얘기, 그리고 배우로서 오랫동안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 등을 밝혔다.

‘스위트홈’ 속 김현.

‘스위트홈’ 속 김현.

■“이진욱, 숨막히게 잘생겨서 놀랐어요”

연출을 맡은 이응복 PD와는 tvN ‘미스터 션샤인’ 이후 두번째 만남이다. 하지만 그 인연이 캐스팅으로 이어진 건 아니라고 했다.

“당시 눈에 띄는 역도 아니었고, 그냥저냥 흘러간 캐릭터였어요. 이후 캐스팅 디렉터가 ‘스위트홈’ 캐스팅 후보에 제 이름을 올렸던 모양이더라고요. 감사하게도 절 택해줘서 합류할 수 있었어요. 원래는 김희정이 연기한 어린이집 원장 차진옥 역을 연기할 뻔 했는데, 촬영 한달 전 선영 역으로 바뀌었죠. 키가 작고 왜소해서 그런가, 부티 나는 역은 죽어도 안 오더라고요. 이번에도 곱게 옷 좀 입어보나 싶었는데 바뀌었고요. 하하하.”

두 번 만난 이응복 PD는 현장에서 여전히 섬세했다.

“배우와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에요. ‘선영이라면 어떨까’란 질문을 자주 건넸죠. 또 큰소리 한 번 치지 않고 조곤조곤 말하면서도 현장을 콘트롤 하더라고요. 카리스마가 넘쳤죠. 많은 사람을 핸들링하는 이응복 PD만의 노하우 아닐까 싶어요.”

남편으로 나온 우현과 호흡이 좋았다는 칭찬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선배와 전 직감적으로 연기하는 스타일이에요. 선영과 석현(우현)은 어떤 면에선 납득 안 되는 관계기도 하잖아요? 이성적으로 타당성을 찾아내려고 하면 답이 안 나오기 때문에, 세상엔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또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다는 점은 저와 선영이 비슷해서, 그런 점을 떠올리면서 몰입했죠. 재밌는 건 극 중 ‘이경’에게 임신테스트기를 건네는 장면을 찍는데, 이시영이 ‘그렇게 살아도 부부 사이는 좋은가 보네’라고 농담하더라고요. 하하. 선영이 임신테스트기를 갖고 있는 걸 보니 석현과 그래도 아주 나쁘진 않았나봐요.”

이진욱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숨막히게 잘생긴 배우더라고요. 첫 촬영 때 문을 열고 탁 나오는데, 대본엔 ‘상욱(이진욱)이 무서워서 움찔한다’고 적혀있었는데, 감독이 우릴 보더니 ‘잘생겨서 놀란 것처럼 보이는데’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인터뷰] 김현 “‘스위트홈’ 높은 관심, 데뷔 31년 만에 이런 일이”

■“30년 넘은 배우 생활,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어요”

고3때 극단에 들어간 이후 얼마간 스태프로 일했다. 연기가 좋아진 그는 22살이었던 1992년 극단 ‘모시는 사람들’에서 배우로 전향했다. 이후 31년간 배우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왔다. 좋을 때도 있었지만 힘들 때도 많았다. 그 시간은 이제 약이 됐다.

“젊을 땐 ‘작품을 하네, 마네’ 애를 많이 태웠어요. 지금은 최대한 그 기대와 욕심을 많이 내려놓으려고 하고요. 돌아보면 작품을 만나는 건 운명인 것 같아요. 현장에서 만난 배우들, 감독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요? 이렇게 어렵게 오는 작품이라면 불평하지 말고 감사하게 연기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또 뒤늦게 TV, 영화 연기를 시작했으니 그 반경을 더 넓혀가고 싶어요.”

오랫동안 ‘조·단역’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왔기 때문일까. 이번에도 함께한 후배 배우들의 이름도 꼭 언급됐으면 좋겠다는 선배로서 ‘애정’을 내비쳤다.

“정국, 수형, 국희, 재환, 하담, 동구 등 ‘스위트홈’ 식구들이 제일 애틋하고 감사하게 느껴져요. 정말 좋은 팀워크였거든요. 긴 시간 서로 의지하며 촬영했고, 덕분에 큰탈없이 안전하게 마친 것 같아요. 특히 임수형이 아이디어가 정말 많았어요. 적절한 애드리브를 많이 제안해서 극을 더욱 풍성하게 했죠.”

이제 또 한 번 배우로서 도약할 때다. 50대의 시작에 ‘스위트홈’이란 행복한 선물을 받았다는 그는 앞으로 배우로서 바람을 공개했다.

“많은 사람이 ‘김현’하면 ‘작품 속에서 제 몫을 다하는 유연한 배우’로 기억했으면 해요. 물 흐르듯 작품 안에서 튀지 않으면서도 임무 수행을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좀 더 나아가선 엄마에게 효도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너무 힘들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잘 못 해드린 게 한이 되더라고요. 위태위태한 제 배우 생활을 긴 시간 지켜봤기에 엄마의 남은 생에 제가 올인하고 싶어요. 그럴려면 절 불러주는 작품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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