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면서,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정보와 콘텐츠가 현실에 ‘덧 입혀지는’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지금 내가 위치한 골목에서 스마트폰을 들어서 골목을 비추면, 음식점과 카페를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주는 서비스들이 나타났고,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다국적 거대 IT기업들도 ‘구글글래스’나 ‘홀로렌즈’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발표하면서 현실 속 인간에게 가상의 데이터를 보여주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선보였다. 스타트업들은 발전소와 화학공장, 그리고 선박 내부의 복잡한 배관들도 ‘정보화’해 작업자들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배관 속에 흐르는 물질의 정보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였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같이,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마치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을 ‘증강현실(AR)이라고 한다. 증강현실 기술은 특히, 공공안전, 보안서비스, 군사훈련, 스포츠용으로도 개발되고 있으며, 특히나 수술과정에 도입되면서 의료기기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증강현실을 이용해서 ‘돈이 되는 사업’을 만든 사례는 아직까지는 게임이 유일하다.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특정한 위치에 가서 특정 위치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디스플레이에 ‘포켓몬스터’가 나타나고, 이 캐릭터를 잡을 수 있는 게임이 바로 ‘포켓몬고’이고, 유료화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다. 나이언틱에서 개발한 포켓몬고는 최근 누적매출 40억 달러(약 4.5조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이폰12에 ‘라이다(Lidar)’ 스캐너를 탑재한 애플의 CEO 팀 쿡도 “현실 공간에 가상 콘텐츠를 투영하는 AR기술은 다음 컴퓨터 플랫폼이 된다”고 말하며, 콘텐츠 증강현실 기술에 주목할 것을 권했을 정도다. 역시 ‘콘텐츠가 왕’이다.
큐리오 스튜디오(대표 손범준)는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인터페이스 기술 및 3D 콘텐츠 공유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네이버웹툰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AR기술을 연구하던 손 대표는 네이버웹툰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현실 속 공간에 띄워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여 창업하였다. 이후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의 프로그램에 선발되었고, 공동창업자인 권영호 이사와 함께 믹서(MXXR)를 출시했다. 믹서는 스마트폰에서 구현되는 3차원 AR 콘텐츠 플랫폼으로, ‘유미의 세포들’, ‘대학일기’, ‘모죠의 일지’ 등의 인기 캐릭터를 현실로 소환할 수 있다. 사용자는 3D로 구현된 주인공과 캐릭터들을 책상, 방구석, 자동차, 계단 등 현실에 자유롭게 배치하면서 즐기고,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해 인스타그램 등에 올릴 수 있다. 다양한 무료 캐릭터들이 있으며, 유료 캐릭터들도 등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믹서(MXXR)를 이용한 10대, 20대들의 짧은 영상제작이 증가하고 있으며, 앱 다운로드 수도 늘고 있다.
큐리오 스튜디오는 현재까지 2개의 특허 포트폴리오와 17개의 상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였으며, 높은 기술력과 신선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카카오벤처스와 포스텍홀딩스로부터 6억원의 시드투자를 받는 데 성공하였다.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의 ‘현실 난입’이 가속화될 것이다. 더 재미있어질 현실에 큐리오 스튜디오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 및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세 번의 창업을 하였으며 현재 약 8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및 기술창업 기업들을 고객으로 하는 BLT 특허법률사무소의 대표 변리사로 재직 중이다. 20여 회 이상의 엔젤투자를 진행한 활동을 토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공인 액셀러레이터인 ‘컴퍼니비’를 창업해 역량있는 스타트업들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저서로 ‘특허로 경영하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