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하늘, 사진제공|(주)키다리이엔티
배우 강하늘은 ‘청춘의 얼굴’이다. 영화 ‘스물’부터 ‘동주’ ‘청년경찰’, 드라마 ‘미생’ ‘동백꽃 필 무렵’ 등 여러 작품에서 청춘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만의 색깔로 풀어냈다.
그의 에너지는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로도 이어진다. 극 중 공부머리도 눈치도 없는 삼수생 ‘영호’ 역을 맡아 2000년대 초반의 복고 감성을 재현한다. 아련한 기억 ‘소희’(천우희)와는 손편지로 감정을 주고 받고, 재수학원 친구 ‘수진’(강소라)에겐 도발적인 외사랑을 받는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위)와 ‘청년경찰’ 속 강하늘.
멜로라인을 차치하고서라도 눈에 띄는 건 그가 구현해낸 ‘영호’다. 입시에 두번이나 실패하고 의지 없이 세번째에 도전하는 영호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꿈도 없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는 ‘태어났으니 살고 있는’ 청춘들의 불안감과 방황을 표현한다.
옆집 청년 같은 느낌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스무살 이야기를 꺼내와 영화 안에 덧입혔다고 했다.
“‘스무살의 강하늘’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저 역시 시나리오를 읽고 가장 먼저 저의 스무살 시절을 떠올렸거든요. 종로5가에서 공연 연습을 끝마치고 집으로 가려면 광화문에서 버스를 타야했는데, 늘 청계천을 따라 걸었어요. 맥주 한 캔을 손에 들고요. 사색하고 오랜 기억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내면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영화 ‘스물’ 속 강하늘과 맥주.
그의 청춘도 늘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모르는 설렘엔 ‘불안’과 ‘허무’가 동전의 양면처럼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을 버티게 한 것도 바로 ‘맥주’예요. 하하. 청계천 걸으면서 맥주 한 캔 마시는 게 큰 위안이고 힘이 되는 하루의 마지막이었고요. 그때를 떠올려도 그 맥주 한 캔은 정말 소중한 존재였어요.”
무대 위 신인배우는 시간을 돌고 돌아 서른세살이 되었다. 꿈처럼 유명해졌고, 여러 작품을 히트시켰다. 큰 사랑을 받았고, 남자 스타들의 숙제라던 군대도 무사히 다녀와 또 다시 배우로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된 시기지만, 그럼에도 위로가 필요할 때는 종종 있다고 고백했다.
“사실 요즘은 불안하진 않아요. 불안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생각조차 안하니, 불안해지지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위로가 필요할 땐 몇년 전부터 멍하게 시간을 보내요. 참 좋더라고요.”
원하던 목표에 다다른 그에게 ‘맥주 한 캔’은 이제 추억으로 넘어가버린 것일까. 그러자 그가 껄껄거리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요. 맥주는 십년이 지나도 최고의 위로예요! 다만 요즘엔 멍 때리고 있어도 좋으니, 집에선 맥주를 안 마셔도 되겠더라고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전국 극장가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