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홍원기 감독이 지난 4월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7월 길목에 들어선 키움은 완연한 상승세다. 바로 전날 롯데를 8회말 역전극으로 잡아낸 것을 비롯해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덕분에 순위상승 요인도 높아져 6위를 달리고 있는 키움은 어느새 5위 NC에 2경기 차로 달라붙었다.
하지만 1일 고척에서 만난 홍원기 감독의 표정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팀을 괴롭혔던 장마변수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최근 이번 주말부터 전국에 장마가 시작된다고 예보했다. 보통 장마기간이라고 하면 우천취소가 잦아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기 때문에 근심이 생기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의 근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오히려 장마기간에도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생기는 근심이다. 키움은 이번주 수원에서 KT와의 주말시리즈를 하고 나면 다음 주 홈 6연전에 돌입한다. 거기다 SSG와 NC, 상위권의 호락호락하지 않은 팀들이다. 이들과의 대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야만 5강권에 진입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작년의 불안한 기억이 떠오른다. 키움은 유난히 장마가 길었던 지난해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이점 때문에 꾸준히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 10월18일 추후편성 경기를 제외한 경기들이 끝났을 때 경기 수가 가장 작았던 롯데와 KIA보다 8경기가 많이 치렀다. 하지만 상위권팀들이 키움의 성적을 보면서 팀의 화력을 조정해 결국 키움은 정규리그 5위,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키움은 1일 현재까지도 올시즌에도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고 있다. 1일 경기가 이상없이 다 열릴 경우 키움은 74경기를 치러 가장 적은 KT, KIA의 69경기보다 이미 5경기를 앞서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많은 경기를 미리 치르는 일이 불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난해 학습효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주말 수원경기에서 비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홍 감독은 “물론 일정대로 경기를 소화하는 일도 좋겠지만 우천순연이 되면 선수들이 반강제로 쉬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지난해도 경기수가 가장 많다보니 장단점이 있었다. 올해는 그걸 장점으로 소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물론 지난해와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5월5일에 시즌이 개막해 올스타 브레이크 등이 없이 계속 시즌을 치렀지만 올시즌에는 3주의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다. 하지만 키움의 경우 주력인 이정후, 김혜성, 조상우, 한현희가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해 계속 체력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홍 감독은 최근 콜업한 외야수 박준태를 이정후의 백업으로, 신인 김휘집을 김혜성의 백업으로 염두에 두고 출장기회를 늘리고 있다.
홍 감독은 “다음 주는 장마 변수를 제하고라도 정상급의 팀 SSG, NC와의 홈 6연전”이라고 말하면서 “주말의 투수 로테이션과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대비하겠다”는 각오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