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마오쩌둥 배지 달고 나온 중국 사이클 선수들, IOC “정치적 의사표현” 조사 착수

입력 : 2021.08.04 11:55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여자 사이클 선수들이 시상식에 마오쩌둥 배지를 가슴에 달고 나와 파문을 일으켰다. 시상대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을 금지하는 2020 도쿄 올림픽 규정 위반이다.

중국 여자 사이클 선수 중톈스(왼쪽)와 바오샨주가 지난 2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사이클 여자 팀스프린트 경기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선수의 가슴에 마오쩌둥 배지가 달려 있다. 도쿄ㅣEPA연합뉴스

중국 여자 사이클 선수 중톈스(왼쪽)와 바오샨주가 지난 2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사이클 여자 팀스프린트 경기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선수의 가슴에 마오쩌둥 배지가 달려 있다. 도쿄ㅣEPA연합뉴스

지난 2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린 사이클 여자 팀스프린트에서 우승한 바오샨주, 중톈스는 빨간색 바탕에 마오쩌둥 얼굴이 새겨진 동그란 배지를 나란히 왼쪽 가슴에 착용하고 시상대에 나왔다. 이 배지는 요즘도 여전히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달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 행사에 마오쩌둥을 연상시키는 회색 인민복을 입고 등장하는 등 그의 이미지를 자신에게 입히며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 타임스는 “두 선수가 가슴에 마오쩌둥 배지를 달고 시상식에 섰다”고 SNS에 올렸다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삭제했다. 시나 웨이보는 “보라, 마오 주석이 올림픽 챔피언들의 가슴에 있다”며 흥분된 어조로 SNS에 올렸다가 나중에 삭제했다. 하지만 6시간 정도 노출된 이 글에는 1만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좋아요’를 누르며 반응했다. 두 매체의 온라인 보도가 빠른 시간 안에 삭제된 것은 그들도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선수가 시상대에서 정치적 심볼을 통해 의사표현을 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IOC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사표현 규정을 완화했지만 시상대와 경기장 안에서는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마크 아담스 IOC 수석대변인은 “중국 올림픽위원회에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했다”고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다.

두 중국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하루 전 미국 흑인 여자선수 레이븐 손더스의 ‘X자 시위’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두 사건을 대하는 IOC의 대응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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