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준(왼쪽), 이동섭이 5일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복식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
한국 패럴림픽 선수단이 2020 도쿄 패럴림픽 마지막날에도 메달 소식을 전했다.
장애인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김정준(43·울산중구청)은 5일 오전 일본 도쿄 요요기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배드민턴(WH2)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의 떠오르는 에이스 가지와라 다이키(20)와 접전을 벌인 끝에 세트 스코어 0-2(18-21 19-21)로 패했다.
1세트를 뺏긴 김정준은 2세트 18-18까지 가지와라와 팽팽하게 맞섰으나 18-20으로 리드를 내주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19-20까지 따라붙었지만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김정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지와라와 과거 3~4차례 경기를 하면서 한 세트를 뺏긴 적은 있지만 경기에 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정준은 이날 오후 이동섭(50·제주도)과 조를 이뤄 출전한 남자 복식에서도 중국의 마이젠펑, 취쯔모 조에 0-2(10-21 14-21)로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배드민턴 대표팀은 전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이삼섭(51·울산중구청), 이동섭이 각각 획득한 은메달, 동메달을 합해 총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에서 패럴림픽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김정준, 이동섭은 “첫 패럴림픽에서 첫 은메달을 딸 수 있어 다행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는 각오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딸 바보’로 소문난 김정준은 “딸들에게 금메달을 따간다고 약속했는데 아빠 은메달 2개 땄다. 좀 봐주라’”며 웃었다. 그는 “두 딸에게 은메달을 하나씩 나눠줄 생각”이라며 “아내가 패럴림픽 훈련 기간 내내 혼자 고생을 많이 했다. 아내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동섭도 “아내와 아들, 딸을 못 본 지 한 달이 넘었다. 언제 어디서나 나를 걱정해주는 가족들에게 고맙고, 정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육상 남자 마라톤(T53)에 출전한 유병훈(49·경북장애인체육회)은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1시간41분44초에 완주하고 14위에 올랐다. 유병훈은 “패럴림픽 마라톤에 처음 도전해 완주까지 했다. 한국 선수로 경험치를 만든 부분은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