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현이 7일 KLPGA 투어 제21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첫날 2번홀(파3)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박성현은 여기서 버디를 낚았다. ㅣKLPGA 제공
“이걸 이야기 하면 좀 슬플 수도 있는데….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스포츠인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골프에 대한 진심도 확인하고….”
어깨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져 긴 재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자골프 전 세계 1위 박성현(28)은 지난 2시즌을 “다시 올라오는 법을 배운 시간”이라고 했다.
7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21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 초청선수로 나서 1년 5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은 1라운드를 2언더파 70타, 공동 13위로 마친 뒤 “첫날 만족스러운 결과”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후 공식인터뷰에서 첫날 경기 내용을 돌아본 박성현은 어깨 부상으로 쉬던 기간에 느낀 골프에 대한 진심과 관련한 이야기를 꺼냈다. 취재진의 질문에 박성현은 “좀 슬픈 이야기”라며 말문을 열었다.
“예능 프로그램에 스포츠인들이 나오는데, 그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 3, 4달 치료 하느라 골프를 안 칠 때인데, ‘내가 골프를 그만 두면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닌데, 아직 더 골프를 해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나도 저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다. 어깨가 아프니까 혼자 눈물이 난 적도 있고….”
2020 도쿄 올림픽도 그 중의 하나였다.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크게 실망하거나 그러진 않았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박성현은 “못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은 했고, 다음 올림픽에는 출전하고 싶다”고 재기 의지를 다졌다.
미국에서 활약 중인 박성현은 “한국에 오는 걸 좋아한다”면서도 “아직 미국에서 더 많이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 투어로 돌아올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 오면 맛있는 것, 음식으로도 힐링이 된다”며 “스시는 꼭 먹고, 분식도 꼭 먹고, 이번에는 짜장면이 그렇게 먹고 싶어서 대회장에 오기 전에 집에서 먹었다”며 웃었다.
현재 기량을 전성기에 비해 “전체적으로 70%”라고 밝힌 박성현은 “올해 예선탈락을 많이 해 라운드를 많이 못했다. 미국 대회를 포기하고 선택한 한국 대회에서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