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공미술관들이 예술가 육성에서 주민을 위한 문화교육까지 다양한 역할에 나서고 있다.
1992년 8월 최초의 지역 공립미술관으로 개관한 광주시립미술관이 지난 2008년 서울 인사동에 개관한 ‘갤러리 LIGHT’는 2012년 사간동으로 이전해 ‘갤러리 GMA’로 운영됐고, 2016년 다시 인사동으로 옮겨 광주와 전남도의 상생발전을 위한 ‘G&J 갤러리’로 확장해 광주시립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이 함께 운영하며 지역작가 작품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오는 28일까지는 기획전으로 광주 중견작가 ‘7인의 자문자답’전을 열고 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김유섭·김희상·박수만·서기문·신철호·최재영·이형우 작가 작품 3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속에서 예술의 역할은 무엇이며 대중과 어떠한 소통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작가들의 질문이 담겼다. 작가들은 예술가의 고민이 무엇이고, 그것이 어떤 형식으로 펼쳐지는지, 우리에게 얼마나 공감을 안겨줄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답도 작품을 통해 직접 제시한다.
광주시립미술관 전승보 관장은 “역량 있는 지역작가 작품을 미술계 중심에서 펼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묵묵히 자기 세계를 다지면서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고 있는 작가와 그들의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관람객 스스로 작품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은 지역민을 위한 인문학 강좌 ‘아지트: 아름답고 지적인 트래블’을 오는 23일부터 4월 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온라인으로 운영한다. 강좌는 미술관 여행을 키워드로 지역별로 나타나는 사회·문화적 배경을 미술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총 6회로 1회는 엄미나 시그니처북스 대표가 ‘여행 속 예술탐험’을 주제로, 미술을 테마로 삼아 지역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여행법과 경험을 공유한다. 2회는 김소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가 ‘네덜란드 여행’을 주제로 17세기 네덜란드를 방문한 여행자들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전한다.
이어 3·4회는 전한호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가 ‘독일 여행’과 ‘플랑드르 여행’을 주제로 15~16세기 독일과 플랑드르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예술가와 작품을 통해 알아본다. 5회와 6회는 김대보 원광대학교 교수가 프랑스 혁명의 기록을 작품에서 찾아보는 ‘프랑스 여행’과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화가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에 대해 살펴보는 ‘이탈리아 여행’이 마련된다.
이들 강좌 수강신청은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할 수 있으며, 선착순 60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운영된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 관장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미술에 관한 강의로,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오는 4월 지역 예술가와 시민이 참여해 만드는 시민 주도형 전시를 시도한다. ‘2022 울산시립미술관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전시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봄마다 미술·음악·퍼포먼스·무용·영화 등 다양한 장르 예술가와 엔지니어·개발자 등 지역의 창의적 인재들이 참여해 교차와 융합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4일부터 오는 3월 2일까지 참여 예술가를 모집한다. 대상은 울산에 주소를 두거나 울산 소재 직장 및 학교, 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신청 분야는 시각예술과 공연예술 두 분야로, 선정되면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 관장은 “미술관 개관전시에서 동시대 미학적 가치를 충실히 담고 있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을 선보였다면, 4월 개최 예정인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에서는 미술관의 제도권 중심 밖에 있던 시민이 직접 창작의 중심이자 주체가 돼 전시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고문과 참가신청서는 울산시립미술관·울산시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포항시립미술관은 봄방학을 맞아 22·23일 온라인으로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를 위한 도서자료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책 ‘움베르토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도서의 인문·시각적 요소를 활용해 지구 환경에 대한 주제를 전달하고, 관련 조형 활동을 통해 창의적 발상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구와 평화’ ‘다문화와 세계’ ‘문명과 지구 환경’ 같은 주제를 통해 우리 삶을 풍자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를 위한 3가지 메시지를 전달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환경문제에 대한 어린이들의 인식을 높이고, 미래를 위한 작지만 큰 실천을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동기부여의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상세한 내용은 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 후 참여가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시립미술관으로 전화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