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촛불’(감독 주진우·김의성)이 국민의 촛불을 다시금 부활시켰다. 2016년 광화문을 뜨겁게 달궜던 그때 그 기억을 당시 정치인, 검사, 관계자 그리고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의 입으로 생생하게 담아낸다.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은 ‘나의 촛불’로 감독에 도전한 소감과 영화 제작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음은 주진우·김의성 감독과 일문일답]
- 대선을 앞두고 ‘나의 촛불’을 개봉한 이유가 궁금하다?
김의성(이하 김) : 최근에 특히 개봉시기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이걸로 윤석열 후보 망신 줘서 대선에 나쁜 시선을 주는 것 아니냐’, 반대편에선 ‘윤석열에게 도움을 주는 영화는 아니냐’라고 얘기하던데, 영화를 본다면 말도 안되는 얘기란 걸 알 거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건 미미하고 윤석열, 이재명 후보는 분량으로 따지면 그렇게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다. 주인공은 광장에 선 시민들이다. 대선에 관련된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걸 영화를 보면 알거다.
- 손석희부터 고영태까지, 인터뷰이 라인업이 상당히 화려하다. 어떻게 섭외했나?
주진우(이하 주) : 섭외 과정이 매우 길었다. 아주 힘들었다. 앞으로도 이 작품 외엔 손석희 사장이 촛불과 태블릿에 대한 이야기를 할 이유는 없을 거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다들 촛불을 기록하고 기억해야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해준 것 같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등 주변인들 이야기를 더 다루고 싶었는데 계속 실패하기도 했다. 카메라 앉기 직전에 돌아간 사람들도 있다.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래서 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촛불과 탄핵 과정에 있어서 다 담으려고 했다.
- 5년이 지나 이제 개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 : 촛불이 불과 5년전 일인데 불과 50년 전 일처럼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이 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극 중 촛불을 칭송하는 윤석열을 보면 얼마나 재밌나. 촛불 의미를 생각해서 특검을 완성했다는 박영수 역시 얼마나 재밌나. ‘촛불 시민들’ 중 ‘내가 주인공이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맞다. 오히려 정치인들과 주변부 사람들이 조역을 잘 한거다. 손석희도 ‘내가 까메오냐’라고 물어보길래, 내가 ‘아니다. 엑스트라다’라고 짚어줬다.(웃음)
- 감독 데뷔한 소감도 궁금하다?
주 : 기사 쓰는 것과 영화 만드는 건 완벽히 다른 일이더라. 계속 이 장면을 담아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깨달은 게 있다면, 이젠 영화 쪽은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거다. 정말 힘들었다.
김 : 배우로서 영화에 참여할 땐 돈을 받고 일하지 않나. 감독은 돈을 박아가면서 일하는데, 그게 고통스러웠다.(웃음)
- 마지막으로 이 영화로 변한 게 있다면?
김 : 저 역시 촛불을 들었던 사람이었다는 것에 자부심이 커졌어요. 우린 그저 나가기만 했지만 얼마나 위대한 역사를 이뤄냈는가에 대해 인터뷰를 하면서 깨달았다. 또 처음 감독에 도전해보니, 그동안 함께 일해왔던 감독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주 : 촛불은 그 어느 세계에도 없던 역사적 사건이다. 그럼에도 잊어버린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우리 자부심을 한껏 세계에 알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