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수들이 3일 광주 KIA전 승리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에 옐로 카드는 없다. 레드 카드도 없다. 누군가 퇴장을 당하면 10 대 11로 경기를 해야 하는 축구처럼 수적 싸움을 할 일도 없다. 선수 누군가 퇴장을 당하면 다른 선수로 대체하면 된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시즌 내내 집요한 수적 싸움을 해야한다.
프로야구에서 베스트10은 ‘상수’여야 한다. ‘상수’가 하나 둘씩 ‘변수’로 바뀌기 시작하면 축구의 10 대 11 싸움처럼 결국에는 수적 열세로 이어진다. 체력이든 전력이든 또 무엇이든 대미지로 나타난다.
지난해 LG 야구는 ‘상수’ 둘이 빠졌다. 시즌 내내 외국인타자가 있는듯 없는듯 부실했다. 로베르토 라모스와 저스틴 보어로 이어진 외국인타자들은 시즌 내내 기대값과는 동떨어진 성적을 냈다. 둘은 1군에서는 버티기 힘든 경기력을 보였지만, 외국인타자라는 타이틀로 생명 연장을 하면서 ‘상수’ 하나를 잡아먹었다. 베스트10의 마이너스 ‘1’이었다.
개막을 4번타자로 맞은 이형종의 부진도 컸다. 베테랑 이형종은 LG에선 귀한 우타선을 끌어줘야할 간판타자로 ‘상수’였다. 그가 ‘변수’가 되면서 LG 라인업은 시즌 내내 마이너스 ‘2’의 부담을 안았다.
이를테면, LG는 시즌 내내 두 자리를 채워야하는 야구를 해야 했다. 돌려가며 메우기에 바빴다.
새 시즌, 2경기씩을 했을 뿐이다. 다만 LG는 2승이라는 경기 결과를 떠나 향후 수적 싸움에 대한 다른 가능성을 활짝 열어놨다는 데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LG 박해민이 3일 광주 KIA전 3회초 3루타를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LG는 외국인타자와 이형종 또는 이천웅까지 베테랑 외야수가 빠져나간 두 자리를, 새 외국인타자 리오 루이즈와 FA 박해민으로 채웠다. 둘의 가세는 산술적으로는 베스트10에서 빠진 둘을, 다시 둘로 채워 ‘10’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출발선에서의 LG 야수진은 베스트10의 ‘10’이 아닌 ‘12’ 같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출루왕인 홍창기가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가운데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홍창기의 공백이 개막 2연전에서만큼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톱타자 겸 중견수로 등장한 박해민이 공수에서 영양가 높은 활약을 한 데다 외국인타자 리오 루이즈도 폭발적인 타격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매경기 안타 1개씩을 터트리면서 수비와 주루에서도 수준급 경기력을 보였다.
홍창기가 가세한다면 야수진 층이 그만큼 더 두꺼워지게 된다. 지난해에는 라인업 구성을 위해 꼭 써야했던 선수들의 역할과 그들간 경쟁 구도도 달라졌다. 발목 수술 뒤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준비하는 이형종 또한 팀내 구조 변화에 따라 더욱 사나운 팀내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프로야구 감독이라면 넘치는 숫자에서 ‘빼기 작업’을 할 때 비로소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된다. 좋은 선수를 여럿 놓고 더 좋은 라인업을 만드는 작업을 할 때 밀려드는 기분 나쁘지 않은 ‘갈등’이다. 지난해 류지현 LG 감독은 누군가로 라인업을 늘 채워야했다. 행복할 수 없는 고민을 거듭 해야했다.
어쩌면 올해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될 시간을 슬쩍 기대해도 될지 모르겠다. 매일 12 또는 13에서 2~3을 빼고 10을 만드는 행복한 작업을….